[기업 인사이트] 매각설 나도는 이베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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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매각설 나도는 이베이코리아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4
  • 승인 2020.03.0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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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본사 ‘군살빼기’에 입소문 만발
몸값 5조…‘큰 손’ 나설지 미지수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설에 휩싸였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커머스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요즘 대형 이커머스 업체가 기업 시장에 매물로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얼마 전엔 티몬이 주인공이었다. 결국 불발에 그쳤지만, 여러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며 주판을 두드렸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이베이코리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다. 옥션을 비롯해 G마켓, G9등 국내 최대 온라인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커머스는 연간 거래액으로 시장 점유율을 따지는데,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 기준 16조원으로 가장 높은 액수를 자랑한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곁가지 사업정리

소문은 꽤 구체적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고, 매각 대상은 이베이 본사가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라는 것. 매입 후보로는 롯데, 신세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매각설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거나 본사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부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문은 어디서, 왜 흘러나온 걸까?

우선은 미국 이베이 본사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베이 본사는 전사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엔 티켓을 사고파는 스텁허브(StubHub)를 매각했다. 곧이어 광고 사업도 정리할 계획이다.

이베이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건 지난해 초부터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베이 지분 4%를 확보하고 경영 전반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며 뉴스에 오르내린 바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기업 주식을 대량 사들인 뒤, 기업 경영에 적극 개입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주로 쓴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베이가 본업인 마켓 플레이스에 주력해야 한다며, 곁가지 사업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그 대상인 걸까?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처음이 아니다. 대규모 현금 배당을 했을 때다. 이베이코리아는 2016년과 2017년 전례없이 현금을 배당했다. 이때 본사로 흘러간 돈이 2900억원 가량으로 이베이코리아가 수년간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합한 금액에 맞먹는다. 재계에선 매각설이 불거졌다. 매각을 앞두고 현금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베이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했다. 2009년엔 강력한 라이벌이던 G마켓마저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기준 시장점유율 13.5%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뒤를 이어 쿠팡이 시장점유율 11.9%를 차지하고 있고, 11번가(8.0%), 위메프(4.9%), 티몬(3.1%) 등이 시장을 나누고 있다.

시장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이 극심해 수익성이 좋지 않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처럼 압도적인 강자가 없다 보니, 피 터지는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파격적인 프로모션, 로켓 배송 같은 서비스로 출혈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누군가 나가 떨어질 때까지 머니 게임을 펼치며 버티고 있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 몇 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거래액 쿠팡에 역전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5801억원에서 2016670억원, 2017623억원, 2018486억원까지 떨어졌다. 연간거래액도 쿠팡에 역전당한 것으로 보인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결제금액이 17771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가 기록한 169772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에서 투자 받은 30억 달러(33600억원)를 무기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쿠팡의 매출액(거래 수수료)44200억원으로 이베이 9800억원의 4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런 쿠팡조차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2018년에는 자그마치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마이너스 지표가 장기간 계속되며, 투자자들도 피로감을 내비치고 있다. 티몬처럼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경우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쿠팡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 투자 받은 돈은 올해쯤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투자도 기대하기 어렵다.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상장 실패와 우버 주가 폭락 등을 겪으며 추가 투자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개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거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온라인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쿠팡 측에 따르면, 대구 경북의 경우 평소보다 4배 이상 주문이 늘었다. 쿠팡은 주문이 늘수록 적자도 늘어나는 구조라 자금 소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쿠팡은 내년을 목표로 나스닥에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난을 해소하고 나면, 쿠팡의 시장 지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내 사정으로 비추어 볼 때,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도 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단기간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주의 펀드의 입장에 서 보자.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가 어떻게 비칠까. 팔 수 있을 때 파는 게 더 낫다는 판단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인데다 거래규모까지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매각가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연간 거래액 16조원에 0.3 배수를 곱한 값이다. 국내 이커머스는 기업을 평가할 때 거래액을 기준으로 한다. 거기에 통상 0.2~0.5 정도의 배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평가받곤 했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이 인수 후보

인수 후보로는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거론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은 대형 이커머스 매각설이 나왔을 때마다 꾸준히 언급돼왔다. 유통 대기업도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력 면에선 온라인 전문 업체에 미치지 못했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3‘SSG닷컴을 설립해 힘을 싣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올 3월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을 론칭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를 더하면 단숨에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커머스만의 노하우를 자연스레 흡수할 수 있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조달할 방법이 미지수다. 자금력 면에선 사모펀드가 유리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각에선 쿠팡이 인수하는 시나리오도 그리고 있다.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쿠팡이 사전에 이베이코리아와 합병함으로써 시장의 절대적인 지위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여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증권가에서 나왔다. 소프트뱅크는 실제 자사가 투자한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을 주된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이베이 본사를 두고도 매각설이 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ICE가 이베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ICE는 세계 최대 증권 거래소인 NYSE를 보유한 거래소 제국이다. 전세계에 증권과 선물 거래소를 거느리고 있는 ICE는 작년 9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 백트를 열었다. 이들은 암호 화폐를 대중화 시키기 위해 베팅하고 있다. 그 첫번째 스텝으로 스타벅스와 제휴,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그동안 많은 비트코인 관련 스타트업이 유사한 앱을 개발했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백트는 1호 제휴점으로 스타벅스와 손잡은 만큼, 향후 판도가 기대되고 있다. 이베이를 인수하려는 배경도 동일하다. 백트가 이베이 인수에 성공하면, 이베이 결제 수단을 비트코인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암호화폐 대중화에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베이 본사가 마켓플레이스 사업만 놔두고 군살빼기에 들어간 것도 혹시 매각을 위한 준비는 아닐까? 속내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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