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하루에 몇잔의 커피가 소비될까? 놀랍게도 하루 20억잔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의 커피 사랑은 유명하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를 탄생시킨 국가이고, 한국 성인 1인당 커피소비량은 2018년 기준으로 연간 353잔에 달한다. 세계 평균 소비량이 연간 132잔임을 보면 약 2.7배 수준이다.

1인당 커피 소비액 또한 2018년 기준으로 13012원이었는데, 2014년 약 4500원에 비해 4년사이에 약 3배나 증가한 것이다.한국의 커피 시장 또한 약 20조원(2019)으로 매년 20% 가까이 고속 성장중이다.

커피’(Coffee)의 명칭은 아랍어인 카흐와(quhwa)에서 유래했다. 카흐와는 배고픔을 줄인다라는 뜻으로 고대 아랍인들은 커피의 각성효과를 배고픔을 줄인다고 착각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단어인 아라비카(arabica)’커피는 단어에서 알수 있듯 아랍(arab)에서 유래한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카흐와라는 단어가 유럽에 퍼지면서 cafe(프랑스어), coffee(영어) 등등으로 변형됐고, 한국에서는 가배또는 서양에서 들어온 탕약이라 해 양탕국등으로 불렸다.

커피는 보통 체리로 불리는 커피 원두를 볶아서 추출한 액을 뜻한다. 초창기 커피 원두는 빻아서 빵에 발라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인간이 커피를 볶아서 먹게된 사연을 보면 이것도 흥미롭다. 전설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양을 치던 목동인 칼디가 자신의 양들이 이상한 열매를 먹고 잠도 안 자고 밤새 뛰어노는 걸 보고는 신기해서 먹어 보고는 각성효과가 있음을 발견해서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칼디가 인근 에티오피아 정교회 수도원의 수도자들에게 양들이 이 콩을 먹더니 밤새 뛰어놀더라. 그래서 내가 먹어 봤더니 각성효과가 있더라라고 했는데, 수도자들은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그 향기에 모두가 빠져서 커피를 볶아 먹게 됐다고 한다.

커피는 각성효과가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장시간 예배를 하는 종교인이나 공부를 해야하는 학자에게는 필수 아이템이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사원 근처에 커피하우스가 생기기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사람이 모이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가는 사랑방이 됐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를 불안하게 여겨 커피하우스를 폐쇄하고, 커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또한, 커피가 아랍 문명을 중심으로 유럽에 퍼진 것이다보니 유럽에서는 커피를 이교도(이슬람교)가 마시는 악마의 음료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교황 클레멘스 8(1536~1605)가 커피를 마셔보고는 이 악마의 음료는 이교도만 마시도록 놔두기엔 너무 맛있다라면서 커피를 승인을 하면서 유럽 전역에 유행했다는 것이 호사가들 사이의 이야기다.

유럽에 커피가 유행하면서 카페가 성행했다. 기존의 사교 공간인 살롱은 귀족들을 위한 것으로 폐쇄적이었지만, 개방적인 카페는 달랐다. 지식인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토론을 하는 장소였고, 생각의 교류가 이어졌다. 그래서 카페를 프랑스 혁명의 실질적인 진원지로 해석하는 역사가들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19세기 말에는 선교사 같은 서양인들이 커피를 가지고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02년에 세워진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 1층에는 커피숍이 있었다고 한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카페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인천의 대불호텔(1888년 개관)에는 주로 외국인을 맞이했다는 기록이 있어 카페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은 가능하지만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대한제국 제일의 커피 애호가는 고종이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신하가 고종을 암살하기 위해 커피에 독약을 탔는데, 평소 마시던 커피와 향이 달라서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고종은 커피를 좋아했다.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에는 서울 곳곳에 다방과 커피숍이 들어섰다. 하지만 커피 자체가 비싼 사치품이었기에 외국인과 관료, 돈 많은 소위 모던보이’ ‘모던걸등 일부 상위층만 향유하는 장소였다.

상위층만 향유하던 공간은 6.25전쟁으로 미군 물자가 반입되면서 커피 공급이 원활해졌고, 커피에 회충약 성분이 있다는 소문과 다방 문화가 결합되면서 전국민이 애호하는 수준으로 확산됐다. 1990년대 들어서 서울 시내에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미국식 카페가 등장했고, 다양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생기면서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으로 발전했다.

각성 효과로 인해 악마의 음료라 여겨졌던 커피는 어떻게 전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가 됐을까?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커피만한 것이 없었기때문이라 생각한다. 술은 마실수록 취하기에 이성을 잃을 수 있었지만, 커피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따뜻한 음료는 몸을 따뜻하게 하기에 긴장을 푸는데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상호 교류를 하는 동물이다. 상호 교류에 제격인 커피. 커피는 그렇게 우리의 일상이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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