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들이 겪는 매출감소, 부품·원자재 수급 차질 등의 어려움으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대책반’을 가동해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6일 기준 357건 접수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은 상의 홈페이지와 전국 73개 지역상의, 서울 25개 구별 상공회, 업종별 협회 등을 통해 기업 현장의 피해와 어려움을 접수해 정부에 매일 전달하고 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매출 감소(38.1%)로 파악됐다. 이어 ‘부품·원자재 수급’(29.7%), ‘수출 어려움’(14.6%), ‘방역용품 부족’(5.3%), ‘노무인력관리’(4.8%) 등이였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은 중국과의 거래 관계에서 어려움이 많았고, 공단·제조업 밀집 지역인 경기, 경상도 등을 중심으로 매출감소와 원자재 조달 어려움에 대해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서비스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꺼리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관광업종 중심으로 매출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 업종인 전시회 개최는 90%, 항공 이용객은 85% 가까이 줄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 연기에 따라 소매유통업, 학원 등의 업종도 타격이 컸다.

기업들은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자금지원과 방역용품 지원 등을 꼽았다. 대책반에 접수된 건의사항 중 자금 지원이 35.1%, 마스크 등 방역용품 지원 18.8%, 세금감면 등 세제 지원 13.4%, 고용유지 지원10.9% 순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 관계자는 “금전적 지원 요청이 60%에 달할 정도”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수출 문제를 넘어 기업과 소상공인의 존립 기반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발생이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 중 47%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생산현장에서 마스크가 부족해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늘었다고 하지만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한 대구에서는 산업계 몫의 마스크를 배정받아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서비스 업종이 몰려있는 서울지역에서는 항공·여행 업계의 타격이 집중됐다. 서울항공협회에 따르면 올해 2∼6월 국제선 매출 타격이 3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은 해외로부터 원부자재 조달 등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 내수·관광 업종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강원과 제주는 관광 분야 어려움이 컸다.

지난 7일 오후 기준 총 103개 국가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제한을 하면서 기업들은 해외 바이어가 국내 입국을 꺼리거나 해외 출장길이 막혀 경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도 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기업들이 다양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성 감소를 보완하기 위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확대 요청도 나왔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대책을 기업이 실제로 지원받기에는 요건이 까다롭다는 등의 건의 사항들도 많았다고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