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자영업자가 운다] 도산 기로에 선 청년 창업자

극심한 취업난, 소자본 창업, 무리한 대출 그리고 두 차례의 전염병(메르스·코로나19) 대혼란.’

2020년을 살아가는 2030대 청년 자영업자들의 최근 10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역대 최악의 취업난이 본격화된 시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부터다.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해도 눈 높이를 낮춰 고졸 일자리로 밀려나는 하향취업도 이때부터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보고서에서는 “2019년 하향취업률은 30%대를 처음으로 넘어 30.5%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대졸 취준생 10명 중 3명이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 노동자, 기능 근로자 등 고졸 일자리로 밀려나면서까지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8~2018년 사이 대졸자가 연평균 4%대로 증가하는 데에 반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했다.

적정 일자리는 대졸 학력이 요구되는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 종사자직에 취업하는 경우를 말한다. 적정 일자리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는 일자리 미스매칭10년전부터 심화됐다.

이때부터 창업도 일자리의 중요한 선택지가 됐다. 영등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최자영(가명·35)씨는 “2008년 이후 대학을 졸업한 선후배들이 하나둘 가게를 차리는 창업 러쉬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됐다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취업에 계속 실패하다가 2014년 창업의 길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던 청년들은 성공창업(특히 외식업 등)을 꿈꾸며 큰 자금을 끌어들였다. 변변한 직장도, 부동산 담보도 없기 때문에 은행 대출은 거의 포기했다. 일부는 제 2·3 금융권까지 손을 댔다. 결국 가족과 지인에게 돈을 빌려 소자본 창업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최자영 씨도 피자집을 차리기 위해 3명의 공동창업자들이 자금을 모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6년이 악몽에 가까웠다고 한다.

최자영 씨는 말한다. “창업 1년만인 2015년 메르스 사태가 터졌습니다. 가게 문을 열어도 사람이 하루에 2~3개 테이블도 차지 않았어요. 2년전 가게 보증금이 올라서 간신히 은행대출을 받았는데, 요즘 장사가 더 안돼 대출금 이자 내기도 어려워요. 이자를 내기 위해 돈을 꾸러 다닐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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