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자영업자가 운다] Interview_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
4050세대는 퇴직 후 프랜차이즈 창업, 2030세대는 온라인서 해법 모색
이미 충분한 성과를 거둔 성공한 사업자 롤모델로 삼거나 멘토를 찾아야

20∼30대는 비운의 세대다. 아버지 세대한테 자주 듣던 ‘안정된 직장 잡아서 월급 받고 저축해서 집 사고 가족 꾸리는 평범한 삶’이 저희한테는 매우 특별한 삶이 됐다. 오죽하면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 사이에서 자영업은 창업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라고 이야기를 한다.

중소기업뉴스가 16일 '자영업 트렌드 2019', '서민갑부' 등의 저자이자 행복가게연구소의 허 건 소장에게 최근 소상공인업계 문제점을 묻고 2030 자영업자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허 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

Q. 최근 벌어지고 있는 자영업 쪽 위기의 정도와 앞으로 얼마나 심화전개될지, 또 얼마나 업계 파급을 미칠지 대략적인 의견이 있으신지요?

현재 코로나19로 촉발되고 있는 작금의 경제 상황은 단순히 전염병 불경기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실제 실물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심각한 '경제위기'라고 까지 표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큰 부채 비중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상당한 재무적 압박을 줄 것이며 급작스런 매출 감소와 구조적인 고비용 상황은 사장님들의 통장에 찍히는 현금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앞으로 몇 달이 지나면 다소 매출 회복에 숨통이 트일 수는 있겠으나, 자영업 업종들의 많은 특성상 그동안 위축된 소비가 한꺼번에 터지기 보다는, 즉 이연 소비보다는 사라지는 소비의 형태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입학식 꽃 구입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구입하지 않으며 지난 번 회식 모임을 걸렀다고 이번 모임을 두 배로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Q. 그렇다면 폐업 등의 최악의 선택도 나올 수 있는 건가요?

자영업의 연간 소득에는 적지 않게 영향을 줄 것입니다. 따라서 폐업을 고려하거나 인력 축소, 업종 변경 등으로 비용을 크게 줄이려는 시도들도 벌어질 것입니다.

또한, 이번 상황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욱 온라인으로 소비 패턴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짐에 따라 대기업은 물론이고 많은 중소기업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생계 차원에서 자영업을 고민하게 되는 상황, 즉 예비 창업 수요도 동시에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Q.  현재 자영업 정책은 가장 비중이 많은 40~50대 중심의 정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막 자영업종에 뛰어든 20~30를 위한 차별화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떤 의견이 있으신지요?

역시 가장 중요한 지원은 자영업자들의 역량을 높여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정책 지원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정보와 교육'의 제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지원되고 있는 정보 제공과 교육은 상당히 제한적이고 오프라인 중심적입니다. 이제는 20~30 젊은층은 물론이고 중년이상의 자영업자들도 모바일 소통에 익숙한 상황입니다. 바로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학습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쉬운 소통 채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Q.  유튜브 등 온라인 소통 채널이 자영업자들에게 왜 중요하죠?

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교육 내용이 대표적인 온라인 소통 채널인 유튜브 플랫폼 안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이 방법이 오히려 정부에서 큰 예산을 쓰면서 별도의 어플을 만드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앞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영업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은 유튜브에서 결판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Q. 20~30대 자영업자와 40~50대 자영업자를 굳이 비교하자면, 어떠한 점에서 서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크게 보면 창업 업종과 운형 형태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크게 증가하는 창업 아이템은 바로 통신판매업입니다. 2030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바로 쇼핑몰과 온라인을 통한 판매입니다.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적게 들고 또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쉽게 테스트해볼 수 있으며 특히 2030의 경우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더욱 친숙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 4050세대들이 퇴직 후 보통은 프랜차이즈 창업에서 많은 해법을 찾았다면 이제 2030세대는 온라인에서 그 해법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운영 형태에서도 2030세대는 온리인과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자의 사업 마인드도 2030은 기존 세대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4050세대가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휴일도 없이 장시간 일하는 것을 무조건적인 기본으로 생각하는 반면, 2030세대는 이 부분에서 좀 더 합리적인 접근이 많이 관찰됩니다. 

Q. 20~30 자영업자들이 "직장인이 5년 전 서울 부동산 대출 받아 산뒤 현재 수익액과 자신들이 5년간 자영업으로 번 수익액을 비교하면 한탄스럽다"는 멘트도 나옵니다. 부동산 가치 상승과 자영업자 순이익 간의 상관 관계 같은 것도 있을 까요?

국내 부동산 가치 상승에서 자영업자들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은 바로 대출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느냐하는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직장인의 경우는 그래도 자영업자들보다는 대출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훨씬 큰 편입니다. 자영업자의 경우는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고 이미 사업용 대출이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의 여력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영업자의 경우는 사업 여건으로 인해서 부동산을 매각하는 경우도 자주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가계에서 종사상의 지위에 따른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Q. 20~30대 자영업자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실 부분이 있는지요?

실험과 테스트입니다. 이제는 실제로 실험해보고 테스트해볼 수 있는 여건들이 상당히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큰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고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로 상당한 열정과 체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바로 2030의 강점입니다.

또한, 자신이 하려는 사업 분야에서 이미 충분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성공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롤모델과 멘토를 찾으라는 말입니다. 혼자 모든 것을 맨땅에서 헤딩하면서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사업적인 멘토는 향후 내 커리어에서 매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멘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장기적으로 보면 크게 성과 차이가 나뉠 정도로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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