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일두 교수 "마스크 품귀 현상 해결 기대"

20번 이상 빨아 써도 차단 성능이 유지되는 마스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직경 100~500nm 크기를 갖는 나노섬유를 직교와 단일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절연블록 전기방사법'으로 세탁 후에도 필터 효율이 유지되는 나노섬유 멤브레인 필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 멜트블로운(Melt-blown) 필터는 섬유가 무작위로 얽힌 부직포 형태로, 기공 크기가 천차만별이어서 작은 입자까지 차단하려면 여러 장의 필터를 겹쳐야 했다.

또 섬유 표면에 형성된 정전기가 수분이나 물이 닿으면 사라지는 바람에 마스크를 착용한 지 일정 시간이 흐르거나 세탁하면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져 재사용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절연블럭 전기방사법'을 개발했고 이를 이용한 공정을 통해 나노섬유의 배향성(Alignment)을 제어해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를 제조했다. 연구팀이 만든 필터는 미세한 나노섬유를 직각 교차시키거나 일렬로 촘촘하게 정렬해 만든 것으로, 기공 크기가 작고 동일하다.

이 때문에 기존 필터보다 얇은 두께로 동일한 차단 효율을 낼 수 있고, 통기성이 좋아 숨쉬기에도 편하다.

에탄올이나 비누로 여러 차례 세척해도 입자 차단 성능이 유지됐다. 연구팀이 필터를 비누로 20회 손빨래 후에도 나노섬유 멤브레인의 구조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에탄올에 3시간 이상 담가도 나노섬유가 녹거나 멤브레인의 뒤틀림 현상이 없어 에탄올을 이용한 살균·세척의 경우 한 달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스크 [KAIST 제공]
나노섬유 필터 에탄올 세척 테스트 결과 [KAIST 제공]

4000회 이상의 반복적인 굽힘 테스트 후에도 KF80 이상(600nm 입자, 80% 여과 효율)의 성능이 유지되기 때문에 기계적인 내구성도 매우 우수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면마스크 안에 필터를 넣어 교체할 수 있는 형태의 마스크를 만들었다. 필터당 10∼20회 에탄올 스프레이나 비누로 씻어 재사용하면, 필터 2∼3개로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마스크 [KAIST 제공]

지난해 2월 설립된 KAIST 창업회사 '김일두 연구소'에서 1시간에 폭 35㎝, 길이 7m의 필터를 생산할 수 있다. 하루 평균 1500장 수준의 나노섬유 마스크 필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김일두 교수는 “에탄올 소독 세척 또는 가벼운 손세탁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기에 마스크 품귀 문제와 마스크 폐기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 승인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 제품화한 후 곧 양산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정렬된 멤브레인에 항균기능을 부여해여 사용 안정성이 더욱 향상된 고품질 필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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