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특송회사 UPS의 새로운 결정

UPS와 같은 특송회사는 중요 운송 구간에는 자체 화물기로 운송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특송산업은 세계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요즘같이 글로벌 비즈니스가 침체한 상황에서는 그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 UPS와 같은 물류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112년 역사를 가진 UPS‘3개년 혁신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비드 애브니(David Abeny) UPS CEO200억 달러를 투입해 추진하고 있다. UPS는 수십 년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상업 배송 서비스 업체였다. 하지만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자주 배송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거침없는 성장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덱스와 DHL도 배송 주도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시대에 뒤떨어졌던 미국 우정국도 주말 배송을 확대하며, 민간 기업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데이비드 애브니가 CEO로 선임 됐을 때, UPS는 매우 힘겨운 환경에 처해있었다. 2013년 연말연시 휴가 기간 동안, 회사가 소매업체들에 지키지 못했던 배송 약속은 최악의 화제거리가 됐다. 그 결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1월에야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야 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더 심각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UPS2016년 말 저조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하루 만에 주가가 10% 급락했다

세계가 전자상거래로 옮겨가면서, 소비자들은 일주일 내내 구매 물품의 빠른 배송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때 아마존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대형 소매업체들을 자극했다. 그들이 새로운 추세에 동참하자, UPS도 진화해야만 했다.

7일 가정 배송전략을 실행하려면, 더 유연하고 덜 비싼 배송 수단들이 필요했다. 또한 자동화와 로봇, 드론 같은 신기술에 투자하기 위해선 다른 곳에서 비용을 절감해야 했다.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회사 고위 경영진에 더 많은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데이비드 애브니와 그의 팀은 UPS가 아끼던 전략 일부를 수정하거나, 포기한다는 계획을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애브니는 막 시작된 기업회생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데이비드 애브니가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들은 전자상거래 업계를 위한 가정 배송, 전문 의료 서비스 배달, 중소기업의 온라인 경쟁 지원, 그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해외 시장에서 사업 확장 등이었다.

데이비드 애브니가 시도했던 변화들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고, 논란이 많았던 조치는 12명으로 구성된 회사 고위 경영진에 외부 인사들을 포함시키는 일이었다. 애브니가 영입한 첫 외부 인사는 스콧 프라이스였다. 2년 전 월마트에서 합류한 프라이스는 UPS의 초대 최고전략혁신책임자(Chief Strategy and Transformation Officer)’에 올랐다. 그는 UPS의 프로세스와 구조를 개혁하는 업무를 총지휘하고 있다. 12명으로 구성된 UPS의 고위 경영진 중 4명은 현재 프라이스 같은 외부 인사들이다.

또한 UPS는 최근 상업용 드론 프로그램 시작을 허가한다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았다. 이는 FAA가 대규모 드론 운용을 허가한 첫 번째 사례였다. UPS는 미국 최초의 수익 창출 상업용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환자 건강 검진을 위한 혈액이나 소변 샘플을 배송하는 작업이다. UPS의 의도는 완전히 새로운 의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에선 대형 병원들이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비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UPS는 이미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한 CVS 매장에서 소비자 집까지 처방 약품을 배달하는 실험을 했다. 올해는 그 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UPS는 또한 드론이 아닌 전통적인 방식으로 편의점 매장들에서 택배 물품을 픽업하고, 위탁할 수 있도록 새 계약을 했다.

UPS는 비용 절감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8년 조기 퇴직 계획에 따라, 가장 경험이 많은 UPS 관리자들 중 20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로써 연간 2억 달러로 추정되는 금액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는 거의 50만 명에 달하는 UPS의 글로벌 인력 중 극히 일부에만 적용됐다.

더욱 거세지는 경쟁에도, UPS는 배달 전쟁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애브니의 행보가 선두 유지에 당연히 일조하고 있다. 데이비드 애브니가 맡았던 초기 몇 년간 거의 움직임이 없던 매출이 201974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말 대비 20%나 증가한 수치다. 더 중요한 점은 애널리스들이 올해 이자 및 세전 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향후 2년마다 그 정도의 증가율이 지속될 전망이다. 몇 년간 변동폭이 컸던 UPS 주가는 201921% 오르며, 경쟁사 페덱스의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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