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안전판삼아 연내 글로벌 게임 톱5 도전

야심작 ‘A3’ 쾌조의 스타트

넷마블은 스톤에이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 다양한 모바일게임과 PC게임을 개발한 글로벌 게임회사다. 지난 10일 넷마블은 이사회를 열고 방준혁 의장을 재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임기는 3년이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 주식 24.16%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창업주다. 방준혁 의장은 2014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 탈바꿈하고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다시 한번 그에게 넷마블의 경영 지휘봉이 맡겨진 것이다.

게임은 한국의 K-pop과 함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가 됐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의 전체 콘텐츠 수출액이 56000억원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음악부터 웹툰, 영화, 드라마 등이 총 망라된 금액이다. 이 가운데 게임콘텐츠 수출액의 비중은 약 70%나 됐다. 금액으로 38000억 원에 이른다.

숫자로만 보면 게임콘텐츠 회사의 힘이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의 역량은 어느 정도 될까? 세계 게임시장에서 국내 게임회사들의 영향력은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국에는 넷마블을 비롯한 ‘3N’이라고 불리는 게임회사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있다. 모두 사명의 시작이 N으로 시작해서다. 이들 3N의 세계 게임시장 매출순위는 2018년 기준으로 넥슨 12, 넷마블 14, 엔씨소프트 17위를 기록했다.

넷마블을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로 키워낸 방준혁 넷마블 의장에게 남은 숙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권에 들어가는 일이다. 방 의장이 세계적인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닌텐도, EA 등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까? 지난 2016년에 방준혁 의장은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천명했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거의 없는 요즘, 온라인 세상에서 그의 경영목표는 달성이 될까?

 

시너지 효과로 매출 5조 돌파

지난해 10월 웅진 코웨이 인수전에 때 아닌 넷마블이 나서면서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생활가전 렌털회사인 코웨이 인수전에 게임회사가 왜 참여했는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했었다. 세계시장을 노리는 방준혁 의장이 왜 갑자기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었던 걸까?

지난해 연말 결국 넷마블은 코웨이를 인수했다. 지난해 넷마블은 2175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코웨이는 31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니까 방준혁 의장은 매출 5조원이라는 당초 목적을 인수합병을 위해 달성했다. 방 의장이 자신의 경영목표를 맞추기 위해 코웨이라는 렌탈회사를 인수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수작업이 모두 마무리 된 지금, 인수하게 된 목적은 분명이 드러난다. 바로 넷마블과 코웨이가 시너지를 낼 수있다고 방준혁 의장은 판단한 것이다. 사실 게임사업은 초기에 개발비용이 천문학적으로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자동차 회사처럼 어떤 제품을 완성하기까지 수년이 소요된다. 그런데 이게 게임을 개발했다고 해도 그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가 무척 힘들다. 자동차 신모델이야, 어느 정도 판매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으나 게임은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하면 완전 흥행 참패를 겪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정한 사업을 게임사업이라고 부른다. 방준혁 의장도 매번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을 것이다. 그래서 경영의 안전판을 준비하기 위해 바로 코웨이를 품에 안은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구독경제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너나 없이 생활가전 렌털사업을 하겠다고 나선다. 굉장히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사업이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코웨이는 국내 최대 렌탈기업이 아닌가.

게임이라는 본업이 항시 불안하기에 흔들림 없는 효자사업인 렌탈업체를 인수하게 됐다는 것이다. , 그럼 정말 코웨이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게임 쪽으로 몰아갈까? 그건 당연하다. 그런데 막연하게 단순하게 돈을 쏟아 부어 게임을 만들겠다는 게 아닌 거 같다. 방 의장은 더 큰 그림을 구상 중이다. 이게 바로 세계시장을 향한 도전이다.

 

자본력 없인 지구촌 경쟁 요원

사실 이미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은 모두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넷마블의 해외사업 비중은 매우 높다. 지난해 4분기말 기준 넷마블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시장 매출은 약 72%가 된다고 한다. 방준혁 의장은 72%도 성에 안차는 모양이다. 그의 목표는 더 높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171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0년이 중요한 분수령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020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소위 글로벌 메이저 톱5 안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글로벌 메이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장의 패권을 두고 올해 본격적으로 경쟁해 보겠다고 말했다.

올해가 바로 2020년이다. 올해는 그의 목표대로 글로벌 5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의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좀 힘들어 보인다. 글로벌 게임회사의 조건 중에 필수사항은 막대한 자본력이다. 일단 게임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 막대한 자본력이 돌아야 세계인을 상대로 하는 게임 대작들이 계속 나오고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에겐 익숙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을 만든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해 우리 돈으로 78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앞서 언급한대로 넷마블의 2019년 매출은 약 2170억 원 정도다. 글로벌5와의 매출 격차가 4배 정도다.

확실한 차이가 보이지만, 그렇다고 따라잡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방준혁 의장의 도전정신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매출을 올리면 상대를 해볼만한 규모가 된다는 것이다. 상대가 가시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거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세계시장 업계 1위다. 1위와 이 정도 차이라면 글로벌 5도 꿈이 아니란 거다.

그런데 꿈은 좋지만 현실의 재무여건은 냉혹하다. 지난달 13일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2018년보다 영업이익이 16.5%나 줄어들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넷마블은 신작 게임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어제오늘 일만도 아니다. 201750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넷마블은 이듬해인 20182417억원의 반토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영업이익은 더 후퇴한 것이다.

자동차 회사로 따지면 신차 효과가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올해 넷마블은 기대가 엄청나다. 넷마블은 현재 ‘A3:스틸얼라이브신작 게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 게임은 방준혁 의장이 강조하는 웰메이드 게임이다.

지난 12일에 국내 출시를 했다. 여러 장르를 융합한 게임 콘셉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A3:스틸얼라이브는 글로벌 출시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 게임의 성적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넷마블 실적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해외시장 비중 압도적 우위

그러니 왜 방준혁 의장이 지난해 코웨이를 인수했는지 알 수 있다. 재무 상황을 건전하게 하고 그 안정적인 자금을 발판으로 세계시장에서 한판 대결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방 회장의 전략은 마치 넷마블의 신작 게임 A3:스틸얼라이브와 같이 스펙타클한 구석이 있다. 게임을 할 때 순간순간 중대한 결단을 빨리 내리듯이, 방 의장도 남다른 결단력으로 지금의 넷마블을 성장시켜왔다.

넷마블은 2000년대 중반 국내 최초로 경쟁 게임업체의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싱 사업도 했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퍼블리싱 사업은 게임회사가 자기 게임을 자기가 만들어 보급하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의 게임을 유통시키는 사업이다. 제조사가 유통업을 하는 식이다.

2011년에는 모바일 퍼스트전략을 선언한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자주 하지만 당시에도 게임인구는 PC온라인 게임을 즐겼다. 그 풍토를 방준혁 의장이 뒤집었다. 모바일 전용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등이 이 시기에 흥행했다.

방 의장의 결단력 중에 해외시장 주력 전략은 국내 빅3사 중에 당연 압권이다. 엔씨소프트는 거의 80% 정도의 비율로 국내 매출에 의존하고 있고, 50% 정도의 해외 매출비중을 달성 중인 넥슨과 비교해도 확실한 우위에 있다. 한국 게임 콘텐츠 회사 중에 넷마블이 전 세계 시장을 정조준할 체력을 단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게임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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