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외는 이제 그만…공연 ‘불모지대’ 없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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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소외는 이제 그만…공연 ‘불모지대’ 없앨 것”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6
  • 승인 2020.03.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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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0년 맞은 LG아트센터 심우섭 대표]
LG아트센터 심우섭 대표
LG아트센터 심우섭 대표

믿고 보는 공연장’ LG아트센터가 20주년을 맞았다. 2000년 개관 이래 세계 공연계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국내 최초의 시즌제·패키지 티켓 도입, 초대권 없는 티켓 정책 등 혁신적인 경영으로 국내 공연 문화를 선도해온 것이 LG아트센터다.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에서도 13년 연속으로 공연장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국내 대표 국·공립 공연장들을 제친 것이다. LG아트센터는 2022년 마곡 이전을 앞두고 있다. 20년 역사의 변곡점에 직면해 지난해 말 부임한 심우섭 대표는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최고의 무대 향한 올곧은 신념과 고집

지난 20년간 1등 공연장의 명성을 쌓아왔잖아요. 새로운 20년 역사의 토대를 쌓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심우섭 대표는 1993럭키에 입사해 1995년부터 LG연암문화재단에 몸담아온 LG맨으로, 2016년부터 LG상남도서관장을 맡아오다 지난해 말 부임했다. 지식 정보를 다루는 온라인 서비스 중심의 공간에서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비스 공간으로 옮겨온 것이다.

두 공간이 본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모두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과감히 시도해 좋은 성과를 이뤄 왔다는 공통점도 있어요. LG아트센터는 동시대 꼭 봐야 할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최고의 시설을 갖췄고, 국내외 훌륭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개하며 문화예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왔다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타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싶고, 그런 조직문화와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겠죠.”

그는 LG아트센터가 공연계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게 된 비결로 일관성을 꼽았다. 상위기관인 연암문화재단에서 건립 당시부터 역사와 발전 과정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이다.

화담 구본무 선대회장님께서 개관 당시 주문하신 흥행에 연연하지 말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하라는 말씀을 일관되게 잘 지켜온 것이 성공 비결이 아닐까요. 적자가 불가피한 공연장 사정을 LG연암문화재단이 잘 이해해 주셔서 가능했죠. 좋은 공연은 많지만 그 색깔이나 품질의 일관성을 지키는 공연장은 많지 않습니다. LG아트센터는 개관 때 도입한 시즌제, 패키지제도, 초대권 없는 정책뿐 아니라 컨템포러리 중심의 프로그래밍과 고객 서비스에서도 일관성을 지키고 있잖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면들에 고객 신뢰가 쌓이는 것 같아요.”

1등 공연장 유지비결은 일관성
흥행보다는 품격·색깔에 초점

서비스품질지수 13년 연속 1

한국의 순수예술 공연은 대부분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LG아트센터가 연간 비용의 약 50%를 티켓 수입과 대관료로 충당하고 있는 것은 충성도 높은 관객의 유료 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의 프로그래밍 기조는 세계지향, 미래지향입니다. 피나 바우쉬, 로베르 르빠주, 매튜 본 등 세계 공연계의 이목이 쏠린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국내 예술인들과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제공해 왔죠. 동시대 공연을 시차 없이 국내 무대에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물리적 거리는 고려하지 않아요. 작년에 소개한 <로마 비극>이 우리 색깔을 잘 보여주는 공연이었죠. 인터미션 없는 6시간 공연 중 관객들이 무대 위를 자유롭게 오가고, 사진을 찍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파격적인 무대였거든요. 국내 작품들도 꾸준히 제작해 왔는데, 양정웅 연출의 <페르귄트>와 이자람의 <억척가>, 서재형 연출의 <더 코러스오이디푸스>는 해외에서도 호평 받았습니다.”

 

마곡에 펼쳐질 지역 친화적 공간

2022년 마곡 서울식물원 초입에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로 지어지는 새 공연장은 그 자체로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1000석 규모의 역삼동 공연장에 비해 마곡에는 1300석 규모의 대극장과 가변형 소극장까지 갖추고 더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소개한다. LG사이언스홀도 함께 자리한 만큼 예술과 과학의 공존이 콘셉트라고.

마곡으로 가도 방향성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새로운 지역에서 새 출발하는 만큼 지역 주민들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죠. 친밀하게 항상 찾아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지금껏 저희가 국내 공연문화를 선도해 왔다면, 다음 과제는 더 많은 관객들을 포용할 공간을 만들고, 팬들이 젊은 세대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겠죠. 자연 생태 환경 속에서 공연장과 과학관이 함께 공존하며 융·복합적인 시도들이 이뤄진다면, 문화적 소양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동시에 발현되는 균형잡힌 미래 인재 육성의 산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비전을 가져봅니다.”

가장 우려되는 접근성에 대한 고민도 있을 터. 하지만 그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 2~3년 안에 안정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새 공연장에서도 저희만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개한다면 저희를 믿고 찾아주는 기존 관객들 중 상당수는 계속 방문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서울 서남권 지역 관객들도 상당한 성장 가능성이 있죠. 지역적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서남권의 새로운 관객들을 개발해나가야죠.”

내후년에는 마곡 신사옥 입주
작품해설 모니터링 사업 추진
문화예술은 유용한 소통 도구

예술성과 공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LG아트센터는 지난 20년간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공연으로 승부해 왔다면, 이제 시대적 과제인 극장의 공공성 강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LG아트센터가 우리 공연문화를 한층 높여보자는 취지로 건립됐다면, 이젠 일반 국민들도 대부분 향유할 수 있도록 공연문화를 뿌리내리는 게 관건이 됐거든요. 극장도 2개가 되니 잘 믹스해가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이 우리 콘텐츠를 통해 공연 문화에 눈을 뜨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세나 활동일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미래 관객을 위한 예술 교육을 좀 더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우리 공연 뿐 아니라 대학로 공연까지 범위를 확장해서 청소년 사회복지시설에 나눔티켓을 배포하고, 작품에 대한 해설과 소감을 모니터링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사각지대 없는 예술 향유

음악은 개인적인 취미였을 뿐이지만, 재단의 메세나 관련 업무와 메세나협회 A&B포럼 대표 간사로 활동하면서 새롭게 눈을 떴다. 바로 문화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이다.

개인적으로 스쿨 콘서트, 나눔티켓 등 공연 예술을 활용한 메세나 업무를 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저소득층 뿐 아니라 학생, 군인, 공연장이 없는 지역의 주민들 모두가 문화 소외계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가 직접 찾아가든, 아니면 그들이 보다 쉽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게 저희 역할이 돼야겠죠.”

지금 문화예술계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 지원이 제한되고 기업 후원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추세다. 선구적인 메세나 기업인 LG그룹은 2000LG아트센터 건립 이래 매년 상당한 적자를 감당하고 있지만, 메세나 활동이 결코 일방적인 사회공헌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바로 고객과의 소통의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사회가 선진화되면서 문화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잖아요. 기업은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고객과 소통해야 하는데, 문화예술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에요.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광고에서 문화예술 소재를 활용하죠. 단순한 문화 마케팅을 넘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좋은 도구입니다. 조직 문화를 바꿔 창의적인 인재를 배출하고,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도 문화예술을 활용할 수 있죠.”

 

Editor 유주현 중앙SUNDAY 기자
Photographer 김성재 폴리스튜디오 작가

<자료제공한국메세나협회· 정리=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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