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경제가 향후 제대로 성장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무성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우리 경제가 너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그나마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던 수출마저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소비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국내 사정이 이러하니 많은 기업들이 국내의 생산시설을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고 이는 다시 우리나라 경제사정을 더욱 좋지 않게 만들고 있다.
중소기업만을 떼어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이렇게 나쁜 경제상황의 가장 한 가운데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소제조업은 벌써 20개월 가까이 가동률이 60%대에 머물러 있고 판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서비스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결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확대 이른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의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원인과 해결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필자는 현재의 중소기업의 위기를 궁극적으로 탈출하기 위한 중요한 방안 가운데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의 협력에 있다고 본다.
중소기업이 현재 이렇게 어려운 것은 내수부족에 기인한다. 중소제조업 매출의 약 80%가 국내판매에서 발생함에서 알 수 있듯이 중소기업은 주로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 내수가 부족한 원인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 우리사회의 미래에 대한 불안, 450만 신용불량자, 심각한 가계부채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겠으나 수출이 내수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근원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시 대기업들이 수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으로부터 원재료와 부품을 조달하는 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中企제품 구매비중 늘려야
이 결과 중소기업이 어려워지고 이는 전반적인 내수부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으로부터의 조달을 줄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기업 제품이 고급화, 첨단화돼감에 따라 고급부품, 첨단부품을 필요로 하는데 국내 중소기업 부품이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통해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원재료와 부품의 구매를 확대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회생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의 절실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경제회생 위해 ‘相生’시급
그렇다면 대기업이 고급화, 첨단화돼 가는데 중소기업은 왜 그렇지 못하는가? 그것은 중소기업의 인력과 기술, 설비투자에 대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이유는 다시 대기업의 납품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단가인하로 이어진다. 과도한 단가인하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낮아 인력개발, 기술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어려운 것이다.
한편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세계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납품단가 인하를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이 매우 필요할 것이다. 납품단가 인하는 이렇게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매우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의 핵심은 대기업에 의한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다고 본다. 즉 이 문제는 모기업인 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창출한 이익을 어떻게 분배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로서는 협상력에서 절대적인 우세한 위치에 있는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부분을 가져간다. 그 결과 중소기업의 채산성은 악화되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성장속도가 대기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의 지속으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낮게 유지되는 한 중소기업들은 고급화되고 첨단화된 부품개발에 수반하는 높은 개발비와 장기간의 투자를 감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한편 대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부품중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해 이로부터 협력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결국에는 안정적인 부품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대기업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협력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를 살리고 나아가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대기업의 인식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송 장 준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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