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결함에 코로나19 겹악재로 ‘날개 없는 추락’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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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결함에 코로나19 겹악재로 ‘날개 없는 추락’ 현실화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8
  • 승인 2020.04.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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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동향] 긴급구제금융 요청한 보잉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 여파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중 하나인 보잉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보잉은 장거리 항공기를 생산하는 미국 워싱턴주 공장 단지의 가동을 325일부터 2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주에서는 보잉 직원의 약 절반인 69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보잉 직원이 코로나19로 숨지자 노조는 재택근무를 요구해왔다.

보잉은 이미 대형 추락 사고를 일으킨 기종인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중단 사태로 워싱턴주에서 다른 주요 공장을 문 닫은 상황에서 이번에 추가로 다른 공장도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보잉은 이 같은 이중 악재 속에서 미 연방정부에 600억 달러 이상을 미 항공우주 업계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는 항공업계가 요청한 구제금융 규모인 500억 달러와는 별개다. 보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미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 긴급구제금융(bailout)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보잉에 대한 긴급자금 투입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보잉을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민간 기업의 위기를 돕기 위해 정부가 지분인수 등에 나설 의향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보잉의 공적자금 투입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미국 경제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 제조업생산에서 항공기와 관련 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5%. 미국 수출비중에서 항공기 및 관련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3%. 보잉이 창출하는 일자리만 250만개, 지원하는 업체만 17000여개로 미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클뿐더러 각종 군용기 및 로켓 등을 생산하고 있어 미국의 국방력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아닌 인공호흡기만 달아준다면, 보잉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받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잉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연이은 추락사고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737맥스 위기, 에어버스와의 과도한 경쟁 등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63600만 달러(8200억원) 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해결책 없이 자금 투입만 이뤄질 경우 단순히 인공호흡기를 달아 연명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보잉은 최대 경쟁업체인 유럽의 에어버스와 무리하게 경쟁했다. 전 세계에서 저비용항공사(LCC) 붐이 일자 에어버스는 소형 기종인 A320과 파생 기종 수주를 확대했다. 다급해진 보잉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737 맥스 개발과 생산을 서둘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엔지니어들에게 평소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설계작업을 진행하라고 독촉할 정도였다. 개발 일정을 재촉한 데는 비용을 대폭 줄이려는 속셈도 있었다. 이런 무리수가 결국 사고를 촉발한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 1월부터 생산이 잠정 중단된 보잉 737맥스가 오는 5월부터 다시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외신에 의하면 미국의 한 항공업계 소식통이 보잉사가 일부 협력업체들에게 737맥스 부품을 4월에 선적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원래 4월에 737맥스 생산을 재개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19 때문에 5월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다른 소식통도 5월에 보잉이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생산 재개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그레그 스미스 보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개 시기를 묻는 질문에 매우 느리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보잉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2단계 낮췄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보잉의 금융 계열 자회사인 보잉캐피털코퍼레이션의 신용 등급도 BBB2단계 내렸다. 피치는 이번 등급 조정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보잉이 항공 시장 및 경영에서 받는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319(현지시간) “보잉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317일까지 62%가 급락해 다우존스지수 종목 중 최악이었다주력 여객기 737맥스의 기체결함 문제에 코로나19가 겹쳐 쌍둥이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보잉 근무자는 200만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제조업체 중 하나다. 위기가 현실화되면 증시 충격은 물론 실업률이 급등하고 세계 항공산업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업체 보잉이 휘청이며 코로나19 발 경제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돼버렸다. 이제 다른 산업영역에서도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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