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캔팅의 마법…와인, 숨을 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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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캔팅의 마법…와인, 숨을 쉬다
  • 이상원 기자
  • 호수 2259
  • 승인 2020.04.1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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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와인의 상식] ➁음미하는 방법

지난 시간에는 좋은 와인을 고르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면, 이번 시간에는 와인을 마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좋은 사람과 즐거운 분위기에 마신다면 그 자체로도 와인을 즐기는 방법이겠지만, 조금 더 제대로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자리가 더욱 즐거워질지도 모른다.

먼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주로 식사 때 즐기는 레드 와인의 경우 15도 전후, 화이트 와인의 경우 10도 전후를 추천한다. 레스토랑에서는 기본적으로 온도를 맞춰서 준비를 해놓지만, 가정에서 준비할 경우 병을 만졌을 때 선선한 느낌이 들면 대체로 적당하다. 가정 냉장고는 보통 4~5도 정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실온에 2시간 정도 꺼내놓으면 적정해진다.

반대로 여름철 실온에 보관한 경우 냉장고에 1~2시간 정도 넣으면 된다. 냉장고 1시간에 4도씨 정도 내려간다고 계산하면 편하다. 레드와인의 경우 너무 차면 탄닌 특유의 떫은 맛이 강해지고, 너무 따뜻해지면 알콜의 향이 강해져 제대로 된 맛과 향을 느끼기 어렵다. 또한 와인은 세워서가 아닌 눕혀서 보관을 하는데 가능하면 코르크를 젖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 문을 여닫는 곳에 보관을 많이 하는데, 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충격과 진동이 와인의 맛을 변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어 가능하면 흔들림 없는 위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본론으로 돌아와 와인 코르크를 여는 순간부터 공기와 접촉이 시작된다. 공기와 접촉하면서 향과 맛이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보통 맛과 향이 열린다라고 표현을 한다. 와인마다 맛과 향이 열리는 시간은 다 다르기 때문에 와인을 구매할 때 알아두면 좋다. 조금 더 빨리 맛과 향을 열리게 하기 위해서 디캔터라는 것을 사용하기도 하고 이를 디캔팅이라 부른다.

디캔팅을 하게되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코르크를 열고 있는 것 보다는 시간이 단축된다. 이 디캔팅은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에는 하지 않으며, 보통 성숙한 레드와인에만 한다. 모든 레든 와인이 디캔팅이 필요한 것은 아니나, 보통 디캔팅을 하면 풍미가 진해지는 레드 와인들이 있으니 구매 시 또는 레스토랑의 소믈리에에게 추천을 받으면 좋다.

먼저 와인 코르크를 연뒤 코르크 향을 맡아 와인이 상했는지 여부부터 확인한다. 상한 와인은 부쇼네(bouchonne)또는 콜크드(Corked) 라고 부르는데 바로 폐기해야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병의 균열, 코르크 손상 및 오염, 보관 실수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와인이 상하는 경우가 있다.

와인을 와인잔의 1/3~2/3 정도 따른 후 잔의 밑부분을 잡고 가볍게 흔들어준다. 이를 스왈링(Swiring)이라 부르는데 와인과 공기는 접촉면을 최대한 늘려 향을 짙게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와인잔의 몸통이 아닌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와인잔에 살짝 코를 집어넣어 와인의 향을 먼저 느낀 뒤 한 모금 정도 마신다. 몸통을 잡지 않는 이유는 손의 체온이 와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입에 3~5초 정도 머금은 상태로 입안에서 퍼지는 맛과 향을 느껴보는 것이 좋다. 와인은 한모금씩 마시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것이 본연의 맛과 향을 느끼기에 최적화된 양이기 때문이다. 와인을 얼음을 넣어서 마시지는 않는데 농도도 옅어질뿐더러 향을 느끼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과 같이 먹는 것도 좋은데, 이를 영어로는 페어링(pairing), 프랑스어로는 마리아쥬(mariage)라고 부른다. 둘다 결합이라는 뜻이다. 보통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 레드와인은 육류와 마신다고 알려져 있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와인이 가진 향과 맛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11 공식처럼 성립하지 않는다. 와인이 숙성의 결과물이라 또 다른 숙성의 결과물인 치즈랑 잘 어울린다.

의외로 한국의 백김치와도 잘 어울린다. 한국에 와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일본 만화에서 레드와인과 김치가 어울린다고 했으나, 직접 마셔보니 김치의 매운맛과 와인은 어울리지 않았다. 주변 와인애호가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젓갈과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백김치에는 잘 어울렸다. 첫 와인을 충분히 즐겨서 다른 와인으로 바꿀 경우에는 와인잔 교체와 더불어 물로 입을 헹구거나 식빵 등으로 입에 남아있는 맛과 향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간혹 와인은 오래될수록 좋다는 선입견으로 선물 받은 와인을 고이 간직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한번 마셔보고 250병을 주문한 것으로 유명한 샤토 디켐 같은 고급 화이트 와인의 경우 100년도 보관 가능하다. 하지만 와인의 90%는 출고 후 1~2년 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사실 10년 이상 보관할 수 있는 와인은 1%가 되지 않는다.

남은 와인은 코르크를 잘 닫아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와인 개봉과정에서 코르크가 손상된 경우에는 작은 유리병들에 넣어 비닐로 입구를 막고 마개를 닫아 밀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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