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비용 4만~6만달러…시장 점점 커지며 ‘황금알’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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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수정비용 4만~6만달러…시장 점점 커지며 ‘황금알’급부상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60
  • 승인 2020.04.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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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동향] 美서 떠오르는 불임치료 산업

그동안 불임치료는 전통적인 의료시스템 밖에서 사치품처럼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수익을 안겨주는 중요한 산업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불임 치료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70억 달러에서 2023년까지 154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주요 출산 인구 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나이가 들며 차츰 불임 치료를 받고 있다. 그에 따라 그들은 미국 경제의 다른 많은 부분을 변화시킨 것처럼, 불임치료 분야도 재편하는 핵심 인구들이 됐다.

글로벌 시장정보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201864600만 달러를 불임치료 분야에 투자했다. 벤처투자 기업 언코르크 캐피털의 파트너 스테퍼니 팔메리는 대규모 투자금이 이 분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단순한 배란 추적기부터 유전학과 불임의 연관성을 발견하려는 연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이 닻을 올렸다. 업계의 높은 이윤과 증가하는 성공률에 이끌린 사모펀드 회사들은 영세한 불임 치료 신생기업들을 키우고 있다.

일례로 출산 보험 제공업체 프로지니는 작년 10, 업계에서 처음으로 기업공개에 성공한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 IPO 이후 주가는 150% 넘게 급등했다.

미국에서 평균적인 체외수정 비용은 4~6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환자들이 대부분 부담한다. 이들에게는 상당한 고비용이다. 이에 따라 신생기업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은 불임 치료를 통해 큰 돈을 벌면서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이런 치료를 대중화하고 환자들의 접근성을 제고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스탠퍼드 로스쿨의 생명윤리학 교수 행크 그릴리는 어떤 사람들은 체외수정을 통해서라도 정말 유전적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부부에게는) 엄청난 고통의 원천이자, (기업가와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분야의 성장동력은 여성들이 첫 아이를 갖는 나이가 점점 더 고령화된다는 점에 있다. 첫 출산을 하는 나이는 아직 연구가 미흡한 분야의 여러 요소 중 하나지만, 의사들은 부부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30대 초반 여성이 20대 여성보다 출산할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출산율 증가를 보인 집단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여성들뿐이었다.

프로지니에 따르면, 미국 부부 8쌍 중 1쌍이 불임으로 고통 받고 있다. 천식이나 당뇨병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체외수정 아기는 이번 세기가 바뀔 때쯤 전 세계 인구의 1%를 차지할 전망이다. 오늘날의 0.1%에 비해 10배나 급증한 규모다. 이 아이들 중 많은 수가 불임 진단을 받은 부모 대신, 성소수자와 독신 부모(동일한 체외수정 기술에 의존한다) 같은 비전통적 가족에서 태어날 전망이다.

모든 원동력에도 불구하고, 현대 불임 치료 산업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신생 분야로 남아있다. 이 산업이 가진 신선함은 잠재력뿐 아니라 리스크의 일부로도 작용한다. 의학계 내부에서는 체외수정이 여전히 규제가 미흡하고, 상업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서부의 골드러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정 이해관계자들이 난임 치료의 효과를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어떤 이들은 이 분야가 여성 건강에 집중하고 있다고 환영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이 산업이 여성의 가치를 생식 능력과 동일시하는 고정관념만 강화했다고 지적한다.

현재, 미국 여성들은 매년 약 30만 사이클의 체외수정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헬스케어 투자 펀드(스페셜 시츄에이션스 펀즈)를 출범시킨 데이비드 세이블의 계산에 따르면, 이 수치는 결국 110만 사이클에 가까운 규모로 증가할 수 있다(한 치료 사이클은 난자 추출과 수정, 배아 착상 과정을 말한다. 여성이 임신하는 데는 평균 2.2사이클이 걸린다). 그의 추정치는 불임으로 고통 받는 700만명을 고려한 것인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피하고 있다.

현재 미국 아기의 약 2%가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난다. 서구 국가 중 최저 비율에 속한다. 치료 주기가 110만 사이클로 늘어나면, 미국은 체외수정 출산 비율이 10%에 육박하는 덴마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차이는 무엇일까? 덴마크는 국가가 치료비를 지급하는 반면, 미국은 보통 환자들이 부담한다.

데이비드 세이블은 체외수정은 혼란스러운 소비자 시장이다. 당신이 몇 달에 한번씩 2만 달러의 수표를 쓸 여유가 있다면, 매우 좋은 방법이라며 하지만 접근성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미국에는 불임 치료 클리닉이 450개에 불과하고, 일부 주에는 전무하다. 그는 효율성과 자동화를 제고하면 비용을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우선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불임 치료와 관련된 절차를 의료 문제로 진지하게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 모두 난자 냉동과 좀 더 광범위하게는 불임 치료의 개념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형성될지에 경제적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2009년에야 비로소 불임을 질병으로 지정했고, 미국 의학협회는 2017년 그 뒤를 따랐다. 불임치료 산업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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