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미국 통신업계 지각변동 오나

미국 3, 4위 통신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마침내 한 몸이 됐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최근 260억 달러 규모 합병 작업을 마무리했다. 합병 회사 이름은 T모바일이다. 나스닥에서는 TMUS로 거래된다.

5G 패권 1위를 선언했던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버라이즌, AT&T와 함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합병회사 T모바일의 가입자 수는 약 8000만명으로 버라이즌(14000만명), AT&T(13500만명)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된다. 버라이즌과 AT&T는 각각 34%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T모바일은 18%, 스프린트는 12%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안은 미 이동통신업계 지형을 뒤바꿀 메가 딜로 평가되고 있다.

T모바일은 합병 완료와 함께 스프린트가 보유한 주파수에 5G망 건설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수년간 5G 네트워크 확보 등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6년 안에 미국 인구의 90%에게 5G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최소 50~100Mbps 이상의 속도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45G 상용화에 나섰으나 넓은 영토와 분산된 인구, 낮은 초고속 이동통신 수요 등으로 LTE3G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티모바일·스프린트가 미국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하면 버라이즌·AT&T5G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 미국 규제당국의 판단이다. 법무부는 만약 두 회사가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당국 승인절차에서 T모바일은 향후 3년간 이동통신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가격을 추가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소득 가구 등 1000만개 가정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망 품질 개선과 확대를 약속했다.

이번 합병은 4위 스프린트가 3위 티모바일을 인수하는 형태다. 스프린트의 대주주는 소프트뱅크, 티모바일의 모기업은 도이치텔레콤이다. 미국 통신 시장 진출을 숙원 사업으로 꼽아왔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번 합병을 강력히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보다폰을 인수해 단기간에 NTT·KDDI와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성장한 바 있다.

당초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작년 중반까지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 법무부,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 절차가 지연되며 시간이 더 소요됐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이야기는 2012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1조엔(107733억원)을 들여 스프린트 인수를 추진했다. 당시 스프린트는 3위 사업자, T모바일이 4위 사업자였다. 스프린트는 T모바일과 합병해 AT&T와 버라이즌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려고 했다.

하지만, T모바일은 2015년 이후 급성장하면서, 스프린트를 뛰어넘고 3위 통신사로 자리를 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입자와 매출 모든 면에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협상 주도권도 T모바일로 넘어갔다.

한편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 인수합병(M&A)을 조율한 존 레저(John Legere)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4월 사퇴한다. 레저 CEO2012년부터 T모바일을 이끌며 미국 3위 이통사로 성장시켰고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와 260억 달러(302000억원) 규모의 합병을 주도했다.

레저 CEO의 사퇴 소식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소송이 진행되던 지난해 11월 나왔다. 레저 CEOT모바일 이사회로 남기로 했다. 레저 CEO후계 계획이 없는 회사는 실패한다. 이제 마이크의 시간이다라며 남은 임기 동안 스프린트와의 합병을 완료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시버트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레제르의 뒤를 이어 합병회사 T모바일의 CEO 직을 맡게 됐다.

마이크 시버트(Mike Sievert)는 직원들에 기업의 미래를 위해 양사의 최고의 인력과 문화를 끌어내 기존의 빠른 성장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글로벌 40대 기업 수익 프로필을 보유한 회사로서 7년 동안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 성공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장기적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하고 경쟁하기 위해 전략과 미래 지향적인 주제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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