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칼럼] 코로나19 이후 ‘넥스트 노멀’ 7가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그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건이다. 무슨 일이 앞으로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과거의 대형 위기에서 얻었던 교훈을 되새기고 그 바탕 위에서 미래에 대해 건설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자문기관 맥킨지가 제시하는 다음의 7가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을 형성할 중요한 요소들이다. 넥스트 노멀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비즈니스 리더들도 넥스트 노멀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1. 다시 벌어지는 틈과 거리

이번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전대미문의 심각한 수준으로 국경봉쇄 등 사람들과 상품의 이동에 제한을 가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3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현재 시민권, 영주권자가 아닌 비거주자들에 대한 입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전세계 국가의 93%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새로운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리고 있다. 물론, 위기 이후 관광객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고 봉쇄됐던 국경도 다시 열릴 것이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현재 각국 정부가 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치들이 앞으로 기업이 마주하게 될 비즈니스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국경 제한의 확대 글로벌 보다 현지 제품과 서비스 선호 최종 소비자 시장과 생산자원 조달원을 더욱 가깝게 하는 기업 공급망 전반의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강화 세계화에 대한 새로운 저항 등이 바로 그것이다. 첨단 기술로 인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이후에는 오히려(무역장벽, 여행제한, 제한적 이민정책 등으로 인해) 정반대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수도 있다.

 

2. 기업경영 우선순위로 부상하는 리질리언스

봉쇄조치(lockdown)가 완화되기 시작하더라도 기업은 이제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 운영을 고민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도 충격을 흡수하고 경쟁사보다 더 성과를 내는 능력,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탄력성)’가 앞으로 기업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장기적 번영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얻은 시사점 중 하나는 공급망 운영 방식과 관련이 있다.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를 위해 필요한 원부자재나 부품을 조달받는 데 어려움을 톡톡히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급망 취약성과 리스크를 절실히 깨닫게 됐다. 적시 재고 기반으로 (just-in-time inventory) 운영되는 공급망과 원거리로 분산된 부품 조달 방식은 갑작스런 위기 발생으로 공급망이 마비되는 상황을 고려한 안전마진 확보와 백업 방안 설계를 통해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 가치 평가에 그간 비효율적인 것으로만 생각했던 리질리언스역량을 더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방법을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자연재해, 기후변화 리스크와 영향에 대해 비즈니스 리더와 투자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인식을 하고 있으며,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과 가치평가에도 중요성이 적극 고려되고 있다.

최근 기업가치평가에 있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요인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압력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커다란 외부 충격에 대한 기업의 회복탄력성 강화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결국, 앞으로 비즈니스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많은 기업들은 기업 경영의 우선순위에 회복탄력성이라는 요소를 비용최적화와 효율성 만큼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다.

 

3. 비대면 경제의 부상

코로나19 위기는 특히 디지털 커머스, 원격의료, 자동화등 3개 분야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소비 패턴과 쇼핑 습관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으로부터 이러한 징후들을 감지할 수 있는데, 36세 이상 소비자들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특히 소규모 지방이나 도시 거주자들의 온라인 쇼핑 규모가 과거와 달리 매우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이나 치료법 검증에 최소 수개월 이상 필요한 상황에서 환자와 의료서비스 제공기관 모두 이러한 가상, 원격으로 진료를 하는 상호작용을 확대할 이유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사실상, 공장 생산라인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인간 개입과 접촉이 최소화되고 있는 움직임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충분히 상상하고 실제로도 가능해지고 있다. 물론 인간 노동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화의 추세는 앞으로도 틀림없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움직임인 것이다.

 

4. 정부 개입의 확대

2020410일 현재, 전 세계 정부는 마셜 플랜의 여덟 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인 약 106천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계획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정부 지출은 긴급생계지원과 고용유지, 그리고 기업 도산을 막는 세가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이렇게 민간부문의 생계와 기업 살리기에 나선 각국의 정부들은 국유화, 지분 참여, 대출 제공, 규제 완화, 금융기관을 통한 부도위험에 빠진 기업에 구제금융 제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에 개입하고 있거나 실행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기후변화 리스크 맥락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국가, 정부의 개입은 어떤 식으로든 비즈니스의 수행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틀림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리더들은 앞으로 더 큰 정부 개입이 일어나는 넥스트 노멀 시대의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전략 방향을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5. 기업의 사회적책임 요구와 비즈니스에 대한 철저한 검토 강화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에도 주주 가치, 이윤 극대화만이 유일한 기업 가치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 왔다. 20198, 미국 주요 기업 CEO 181명이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며 주주 가치 외에 직원들에 투자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며 윤리적으로 거래하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것이 기업의 우선 목표라고 천명했다. ‘트리플 바텀 라인(Triple Bottom Line)’, 즉 경제(Profit), 사회(People), 환경(Planet) 성과의 균형 있는 달성이 기업목표의 최우선이라는 생각은 사회책임투자 펀드와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더욱 관심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로 인해 정부 지원과 공적 자금을 받은 많은 민간 기업들은 앞으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철저한 검토, 그리고 투명성을 크게 요구받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도 앞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공급망의 국내 소싱과 임직원 보건, 안전과 같은 문제에 더 많은 관여와 규제가 생길 수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그간 수면 아래 있었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크게 높이면서 앞으로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 역시 요구받을 것이다.

 

6. 격변의 산업구조, 소비행태, 시장지위, 업종매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다양성과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압박의 강도를 고려할 때, 산업과 섹터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의 방향 전환과 대응을 위한 큰 노력 없이는 기존 시장 위치를 유지할 수 없다.

여기에는 비즈니스 오너십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악화된 재무상태와 가치평가에 대한 경제적인 영향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관, 협회들 역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력하도록 규제 변화 등 새롭고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해야 할 것이다.

 

7. 비관적, 극한 상황 속에서 희망 찾기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제까지 기업 경영에서 익숙했던 전통적인 프로세스 범위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더 나은 감각을 얻게 됐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이제 비즈니스 운영 방법을 바꾸기로 일단 결정하면 이를 위해 조직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일터, 업무현장 혁신의 속도와 규모에 변화를 일으키게 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낫고, 더 간단하고, 덜 비싸면서, 더 빠른 운영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가능한 넥스트 노멀은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과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이루어진 의사결정들로 인해 덜 번영하고 성장 속도는 늦어지며, 불평등은 확대되고, 정부 조직은 비대해지며 국가간 교류는 제한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이와 반대로 위기 시 내려진 의사결정으로 인해 혁신과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보다 회복탄력적인 산업 재편, 모든 수준에서 더욱 똑똑해진 정부와 공공섹터, 그리고 다시 코로나 이전과 같이 재연결되는 세계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두 넥스트 노멀은 모두 필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결과는 아마도 이 두 극단적인 넥스트 노멀 시나리오가 섞이는 그 어딘가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세계가 어디로 착륙하느냐는 개인, 기업, 정부, 기관이 내려야 하는 수많은 의사결정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20세기 초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남극 탐험 중 조난을 당해 생사의 갈림길의 극한 상황에서도 634일간의 사투 끝에 27명 대원 전원과 무사귀환한 불굴의 탐험가)낙관주의는 진정한 도덕적 용기다(Optimism is true moral courage).” 라고 말했다고 한다.

낙관주의(Optimism)’용기(Courage)’, 이 두가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넥스트 노멀을 형성하기 위한 의사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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