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저녁있는 삶 자리잡고 재택근무·스마트워크 보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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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저녁있는 삶 자리잡고 재택근무·스마트워크 보편화
  • 이상원 기자
  • 승인 2020.04.29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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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달라지는 일상]
온라인수업·거리두기 일상화...공연·미술작품도 온라인 감상
가족끼리 즐기는 콘텐츠 급증...만족도 높은 재택근무 확산세

세상은 B.CA.C로 나뉜다.” 기원전 후를 뜻하는 B.C(Before Christ, 예수 이전), A.D(Anno Domini, 예수의 해)의 의미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19 이후(AC,After Corona)를 뜻하는 신조어들로 시대상을 반영한 문장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꿨고, 경제를 위협했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 다양한 방식을 선택했다. 한국에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100. 코로나는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백신 등 대책이 등장하면 결국에는 종식될 것이다. 2020년 코로나 원년, 우리는 새로운 생활방식과 기업경영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 28일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신규확진자 규모는 날로 줄어서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날도 많아졌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국내 총 확진자는 1761, 사망자는 246명으로 치사율은 2.29%. 완치자 수도 8922명을 기록하면서 완치율도 82.9%에 달한다. 신규 완치자수가 확진자 수보다 많아진 골든크로스를 연일 기록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코로나 100, 우리의 일상은 많이 바뀌었다. 비대면은 일상이 됐다. 외출은 어려워졌고, 마스크는 유니폼처럼 항시 착용한다. 악수가 아닌 주먹인사가 새로운 인사법이 됐다. 외출이 힘들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달고나 커피방콕쟁이들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무료한 일상에 신선함을 주기도 했다. 또한, 중앙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올 1학기 전체를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학생활을 꿈꿔온 20학번 새내기들의 신입학기가 사라진 것이다.

정부는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만큼 꾸준한 생활방역과 생활속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실상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한 코로나19의 종식이 힘든 만큼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을 거라는 판단 아래 대책을 고심 중이라며 모든 국민이 새롭게 마련된 생활 수칙을 잘 이해하고,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학습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 상당수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예견하고 있다. 비대면 일상에 익숙해졌다는 의견과 함께 폐쇄적 방역 조치에 따른 경기 하강,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상당하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지난 27일 발표한 설문에 의하면 19~55세 직장인 응답자 1000명 가운데 136명은 코로나19 사태가 2021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생활 풍속도

새로운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전문가들은 주요 키워드로 저녁이 있는 삶’, ‘온라인 플랫폼 다양화를 꼽았다. 회식, 저녁약속 등 외부활동이 감소한 만큼 가족끼리 저녁 먹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족이 집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게임 같은 콘텐츠들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제 공연과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전시회 등이 전면 중단되면서 세계 유수의 공연들이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세계에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도 인터넷으로 유명 작품들을 VR로 볼 수 있게 공개했다. , 온라인 플랫폼이 기존에는 주로 쇼핑과 같은 소비를 위한 플랫폼이었다면 이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확장된 것이다. 집안에서 쇼핑과 문화생활을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사뭇 달라진 기업문화

코로나 100, 한국 경제는 큰 위협을 받았다. 무급휴직자와 실업자는 늘어만 갔고, 자영업자와 기업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확진이 한풀 꺾이면서 1400대까지 폭락했던 코스피는 1900대를 회복했지만, 내수는 아직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예상한 무급휴직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32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10인 미만 기업은 신청할 수 없기에 실제 무급휴직자는 이를 상회할 것이다.

기업들도 코로나에 맞서 100일간 사투를 벌였다. 이 기간 동안 기업 문화도 상당수 바뀌었다. 비대면은 일상에서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보편화됐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늘어났다.

사람인에 따르면 대기업의 60.9%, 중소기업의 36.8%가 재택근무를 실시했다고 한다. 재택근무 만족도도 대체로 높다. 온라인 교육기관 휴넷이 자체 조사한 결과 재택근무 유경험자의 평균 만족도는 3.8(5점 만점 이준)이었다. 또한 매경이코노미가 재택근무의 업무효율성을 조사한 결과 이전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53.7%)에 달했고, ‘성과가 더 좋다(26.8%)’좋지 않다(19.5%)’는 의견보다 많았다.

재택근무를 도입해본 중소기업 대표들의 반응도 각종 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태련 흥진정밀 대표는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100% 활용하게 됐어요. 실 보다 확실히 득이 많습니다.”라며 재택근무 도입을 적극 권장했다. 흥진정밀은 지난 3월 생산직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이 재택근무를 한 바 있다. 화상회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매일 3차례 10분씩 회의를 진행하고 하루 업무일정과 결과를 체크했다.

정태련 대표는 재택근무를 통해 누가 능동적으로 일을 수행하는지 평가가 바로 된다이전에는 회사 출퇴근만으로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로 직원들의 면면을 다시 파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흥진정밀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도 재택근무와 같은 유연근무제 시스템을 계속 정착시킬 계획이다.

CJ올리브영이 우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상생프로그램인 ‘즐거운 동행’에 참여할 중소기업 상품 품평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우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상생프로그램인 ‘즐거운 동행’에 참여할 중소기업 상품 품평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른 중소기업도 비슷한 반응이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화장품 제조사 A는 해외영업파트에 우선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해외도 재택근무 중이다보니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재택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A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재택근무 만족도도 높고, 우려와 달리 생산성에서도 크게 차이가 없다며 더욱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일자리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기업 현장에 자연스럽게 적용되면서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장소의 제약이 적은 사무직의 경우 재택근무여도 업무 퍼포먼스에 차이가 없기에,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1일 대구 소재한 명덕초등학교에서 육군 소속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구 소재한 명덕초등학교에서 육군 소속 장병들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환경은 어떻게 바뀔까? 황경진 센터장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화상회의와 업무진행사항을 체크할 수 있는 만큼 중소기업의 조직문화도 이 기회에 바꿔나갈 것을 제안했다. 생산직은 공간이 한정되지만, 사무직의 경우 노트북과 클라우드만 있으면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실무진 구성에서 점점 자기 주도적 성향이 강하고 스스로 납득이 가야 업무 수행을 시작하는 1990년대 생이 많아지는 만큼, 더 이상 성과 측정을 업무의 절대양과 야근시간이 아닌 업무의 로 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전환해야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지난 1일부터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했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각자 유연하게 설계하고, 재택근무 인력과 사무실 출근 인력을 분산한다. 회의와 보고는 물론 채용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SK그룹의 한 임원은 재택근무 초반만 해도 보안 문제, 업무 집중도 우려 등 때문에 임원들은 대체로 회의적이었지만 실제로 별 문제 없이 회사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생각이 점차 바뀌는 분위기라며 스마크워크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질병이 인간의 생활 방식을 바꾼 경우가 종종있었다. 14세기에 유행해 7500만명 ~ 2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페스트균)은 손 씻기의 중요성을 알려주었고, 쥐가 주요 전파원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말라이아, 천연두 등은 예방접종과 방역을 일상화 시켰다.

이번 코로나19 또한 인간의 삶을 바꿔놓은 새로운 질병으로 역사에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로 바뀐 새로운 생활방식과 기업경영에 대한 대책마련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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