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는 정유사에게 치명적입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주요 산유국가들이 공급량을 늘리며 경쟁구도로 가면 원유가격이 말도 안 되게 낮은 가격으로 떨어집니다. 원유가격이 떨어지면 원유제조 이후 상품가격도 떨어집니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판매가격 하락으로 팔아도 손해인 장사를 하게 되는 거죠.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도 현재 최악의 실적을 기록 중입니다. 코로나19로 현재까지 추정되는 손실액이 무려 17000억원이라고 합니다. SK그룹에서 핵심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두 곳입니다.

두 개의 기둥 중 SK이노베이션의 실적악화가 커지면서 그룹차원에서 큰 골칫거리입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SK텔레콤 등 반도체와 통신관련 계열사는 비교적 선방을 하고 있는데요.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이 흔들리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합니다.

이미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장을 맡은 지 20년 동안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며 긴장감을 내비친 적이 있는데요. 올해 들어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경영 난맥에 빠진 모습입니다.

그나마 SK하이닉스가 그룹의 손실을 메꾸는 형국입니다. 지난 1분기 SK그룹 주요 계열사 8(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케미칼, SKC,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가스)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연결 합산 영업손실이 4569억원이나 됐습니다. 작년 동기간 8개사는 216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요. 올해 1분기에는 26250억원을 까먹은 겁니다.

그나마 하이닉스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SK하이닉스만 따지고 보면 1분기 80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그룹에서 가장 많은 이익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하이닉스의 주력인 D램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향상을 이뤘습니다. 코로나 여파에도 관련 제품 수요는 계속 이어졌고, 반면 공급량은 많지 않았던 덕분입니다.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SK그룹이 코로나19 전염병과 초저유가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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