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준(알파랩 대표)
방수준(알파랩 대표)

600만 자영업자의 5년 내 폐업률 90%라는 사회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구절벽과 저성장의 여파를 가장 먼저, 깊게 체감해야하는 이들은 자영업자들일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자영업의 문제는 대외환경 요인에 앞서 자영업을 대하는 관여자들에게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해 12년을 공부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 4년 이상을 공부하는데도 적게는 10, 많게는 40년에 달하는 제 2의 자영업 삶을 위해서 80%의 자영업자들이 창업 준비기간을 6개월 이내로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아무나 할 것 없으면 치킨 창업을 한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자영업을 대하는 우리의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창업자들이 진입하는 시점에서의 그들의 생각에서 그 원인을 먼저 찾고 싶다. 많은 산업 영역과 달리 자영업자들의 사업은 아무래도 규모가 작고 단기적이며 눈에 보이는 유형의 비즈니스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외식업이다. 외식업을 보며 나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쉽게 들기 마련이다. 수많은 길거리의 영세한 다른 가게들처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영업은 이렇듯 꿈을 꾸는 이들에게도, 반대로 꿈이 아닌 현실에 처한 이들에게도 제대로 된 준비를 흐리게 한다.

그런데 그들이 진입하는 경쟁시장은 누가 어떻게 만든 시장일까?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주도하는 외식 시장만 보더라도 인건비와 재료비, 임차료 등의 3대 주요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그에 반해 외식업의 유지는 트렌드 및 소비자들의 변화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역량을 요구 받기에 이르렀다. 소비자들의 감성과 취향을 이해하는 마케팅도 해야 하고 매출원인을 파악하는 상권분석도 해야 한다. 또 메뉴는 계절에 맞게 잘 개발돼야 하며 세심한 인력관리도 필요하다. 매장 운영관리를 위해서 키오스크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는 새로운 기술들도 이해해야 한다. 즉 현실은 이 모든 것들이 철저하게 한 사업자에게 요구되는 능력들이란 사실이다.

지금까지를 요약하면, 내 눈 앞에 보이는 자영업의 현실은 쉽게 보이는 데 반해 결코 쉬운 역량으로 자영업을 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하면 자영업을 선택해야 하는 우리 모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해 나아가야 할까?

무엇보다 창업 전 충분히 공부해야한다. 창업이 일단 시작되면 공부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 전에 주어진 환경에서 지식을 먼저 쌓아 놓는 일은 가장 쉬운 예비활동이다.

자영업 중에서도 외식업은 현장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창업 전 매장에서 충분히 일 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다. 두 번째 준비는 마음의 준비다. 자영업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든데다 그 힘듦을 외롭게 홀로 견뎌내야 하는, 흡사 지난한 수련과도 같은 과정이다. 그래서 소명정신이 중요하다. 힘들고 지루해도 다음날 뜨는 아침 햇살을 보며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이고 단단한 사람들의 선택이 자영업이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모든 사업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본질을 잘 지키기 위한 노력과 마인드 세트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영업 환경은 운 좋게 한 가지 요인이나 반대로 여러 요인의 보이지 않는 합으로 성공을 가져다주던 시절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한가지든 여러 요인이든 즉 본질을 지키는 이들만이 차별화 내지는 보편화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필자는 민간 직무교육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이어 머지않아 민간 창업 교육시장도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중에서도 자생력과 대처가 빠르고 기민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교육 시장이 아니라 우리네 엄마, 아빠, 아저씨, 아줌마 같은 분들이 배우고 학습해야 하는 제 2의 인생 자영업을 위한 창업교육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민간 영역의 기업들까지 이제는 누구나 자영업자가 되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충분히 같이 협력해 토양을 만들 때이다. 인생이 장사고 장사가 인생이 되게 말이다.

 

- 방수준(알파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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