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 칼럼]최환근(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사무국 팀장)
민간 장학금 대비 혜택 미미
4년간 신청포기 학생 11만명
‘희망드림장학금’ 참고할 만

2012년에 출범한 한국장학재단의 출범 이후 정부가 추진해온 반값 등록금 공약은 사실상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국가장학금 예산만도 4조원을 웃돈다. 소득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올해에도 중위소득의 70% 이하까지는 국가장학금 최대 지원금액인 5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여전히 청년들에게는 생활비 마련이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지만,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는 관점에서 보면 고등교육의 문턱이 상당히 낮아진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장학생을 선정하는데 있어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공정성과 명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지원의 영역이기 때문에 더욱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가장학금은 국가정책인 반값 등록금 실현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는 바 균등한 기회 제공을 표방하는 금전지원 이상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맹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소득수준이나 학업성적 등 정량 기준에만 의존하는 보편적인 선정 방식은 저소득층과 같은 특정인에게만 혜택이 편향될 우려도 크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장학금 대상자이면서도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이 4년간 11만 명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연 등록금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그 많은 학생이 정말 몰라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을까. 상당수는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저소득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 혜택이 국가장학금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언론은 국가장학금 대상자이면서도 이를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 민간 등에서 제공하는 더 큰 장학금 혜택을 받고자 국가장학금을 사실상 포기한 결과라고 전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았고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자랑스럽고 경사스러운 일이었다. 금전의 가치를 뛰어넘는 장학금의 의의가 있었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배움에 관한 커다란 의지를 갖고 훌륭하게 성장한 사례가 많았다.

국가장학금은 오늘날 청년들이 배움의 과정에서 겪고 있는 금전적인 문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장학(奬學) 본연의 기능을 점차 상실하고 있어 장학재단 등 민간부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금전적인 욕구는 더욱 크고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장학생을 선발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 지원하는 희망드림장학금은 이러한 맥락에서 매우 괄목할 만하다. 사내복지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들만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부터는 매년 노란우산공제의 후원이 더해져 장학금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 자녀가 더욱 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은 해외교환과정을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청년들이 큰 뜻을 품고 세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매년 300명 이상의 청년들이 해외교환장학금 혜택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또 다른 뉴노멀을 대비하는 양상이다.

장학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를 비롯한 민간 영역에도 뉴노멀은 멀리 있지 않다. 초저금리로 인한 장학금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과 주무관청 등 지나친 규제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지원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공익사업을 실천하고 있는 민간 영역을 경직된 뉴노멀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민간과의 협력적 관계를 인식해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보다 확보해주어야 한다. 청년층을 위한 공적 지원제도로 굳건히 자리 잡은 국가장학제도가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청년들에게 더 큰 꿈을 안겨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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