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백화점에 숙녀화를 납품하는 K사(서울 성동구 옥수동). 이 회사는 요즘 물건이 통 팔리지 않아 고민에 빠졌다. 예년같으면 지금쯤 부츠 등 겨울상품이 불티나게 팔릴 시기지만 올 겨울은 오히려 평월보다도 못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어렵습니다. 하루 생산량이 400쪽에서 100쪽으로, 하루평균 매출액도 4∼5백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이달에는 10월분 수금액으로 버티겠지만 다음달엔 어떻게 버틸지 막막합니다. (백화점에)함께 납품하던 상당수 업체가 최근 부도를 냈고 다음달엔 더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것으로 보입니다.”(ㅊ 관리이사)
이같은 심각한 불황에 대해 중소업계는 정부의 압력으로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개인대출 및 카드사용을 억제했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계의 심각한 경영난을 반영하듯 각 경제단체에서 조사한 올 연말과 내년초의 경기(景氣) 전망도 대단히 비관적이다.
최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전국 1천500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월중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93.6으로 지난 10월(108.7)과 11월(99.9)에 이어 3개월째 하락했다.
SBHI는 중소기업의 경기체감지수를 말하는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음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난 11월 실적에 대한 SBHI도 당초 전망치(108.7)보다 하락한 90.2를 기록했다.
내년초 경기는 더욱 먹구름이다.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천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3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1·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8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 경기가 올 4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282개사,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432개사였다.
세부항목별 BSI는 내수(90), 수출(99)이 모두 100 이하로 나와 전분기(내수 112. 수출 104)에 비해 내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점쳐졌다.
상의 관계자는 “최근들어 수출은 다소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의 경우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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