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중소기업 600곳 대상 실태조사]
중소기업 90% “최소한 동결해야만 같이산다” 강력 호소
인상 땐 코로나19 직격탄 이어 中企 대다수 고사 갈림길
정부·지자체 긴급재난지원금 효과에도 찬물 끼얹는 격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3월 소비절벽에 부딪혔던 소기업·소상공인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시장의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18일부터 22일까지 전국의 소상공인 2400곳과 전통시장 1300곳을 대상으로 ‘5월 경기동향조사(BSI)’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체감지수는 88.3으로 4월의 73.8보다 14.5포인트(p) 늘었다. 전통시장 체감지수는 109.2를 기록해 전월 80.0 보다 29.2p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들어 체감지수는 소상공인의 경우 지난 329.7, 전통시장은 2월에 23.9로 각각 바닥을 쳤다.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확산소강재확산소강등 장기화되는 가운데 위축됐던 분위기가 다소 풀리고 소비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과 상품권 등의 효과가 결정적이었다. 6월 전망지수는 소상공인이 98.9, 전통시장 103.25월의 99.5104.5에 비해 다소 주춤하지만 기준점인 100을 육박하거나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골목상권을 기반으로 경기 반등을 반짝 기대할 수 있는 시기에 경제계에서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임금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이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56일부터 13일까지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88.1%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최저임금 동결의견이 80.8%나 나왔다. 이는 지난해(69.0%)는 물론 2018(48.2%), 2017(36.3%)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최저임금 인하요구도 7.3%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1차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에게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2차 타격이 겹친다면 고용 축소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경기도에서 자동차 부품제조를 하는 A기업 대표는 코로나19로 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자꾸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는데, 생사기로에 있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속사정을 아예 모르는 이야기라며 정부가 어려워도 기업을 유지하라고 지원금을 풀고 있는 와중에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고용 유지 자체가 대부분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소기업계의 입장은 강경하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대응방법에 대해서는 신규채용 축소’(44.0%), ‘감원’(14.8%) 등으로 절반 이상(58.8%)의 기업이 고용축소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에 대해서 33.0%‘6개월 이내’, 45.0%‘9개월 이내로 응답해, 현재 임금수준에서도 고용유지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임이 드러났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업체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이 무려 33%나 폭증했고 현재 시간당 8590원이 최저임금이지만 주휴수당까지 포함한다면 이미 시급 1만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죽게 되든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되든지 자영업자에겐 올 한해가 공포스럽다고 호소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629일로 20일 정도 남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