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기면 안되는 CEO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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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넘기면 안되는 CEO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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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1429
  • 승인 200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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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이의 약속은 깨지기 쉽다
K사장은 몇 년 전 돈을 꿔주면서 친구의 아파트를 가등기로 잡았다 해서 동창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다. 그 친구는 연말이 돼 사원들과 약속한 보너스를 줘야 하는데, 수금 사정이 안 좋아 1개월만 쓰자고 K사장에게 부탁해 왔다. K사장은 선뜻 돈을 꿔주면서, 그러나 담보를 요구한 것.
“사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돈을 빌려달라는 그 친구의 CEO로서의 약속이행 정신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의 약속은 깨지기 쉬운 것 아닙니까? 물론 그 친구도 제 의견에 동감이었죠.”
선뜻 아파트 가등기 요구에 응했던 친구는 약속대로 1개월만에 갚았고, 두 사람은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난다. 만약 그 친구가 그 돈을 갚지 않았다면 돈으로 인한 분쟁이 생겼음은 물론 두 사람의 인간관계도 깨졌을 것이다.
K사장은 사원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그 친구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CEO에게 있어 약속이행은 그의 인생과 그의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CEO가 사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사원들 역시 회사와의 약속, 상하간의 약속, 고객과의 약속 등 어떤 약속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인생을 지탱하는 약속 세가지

인생은 세가지 약속으로 이루어진다. 사랑의 약속, 돈의 약속, 시간약속이다. 사랑의 약속을 아는가? 사랑의 약속이 깨지는 곳에서 눈물이 시작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다. 사랑의 약속이 깨지는 곳에서 이별도 시작된다. 이별이나 눈물이라면 그런대로 로맨틱해서 좋다. 실연은 때로 눈물이지만, 더 많이는 감미로움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애인간의 약속만이 사랑의 약속은 아니다. 사업자들간의 신의. 남자들간의 의리. 이런 것들 역시 사랑의 약속에 속한다.
시간 약속은 가장 기초적인 약속이다.
전세계 모든 은행의 대출 심사기준 가운데, 대출을 신청한 기업이 이자 납입이나 원금 상환의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느냐, 라는 것이 중요한 사항이다. 국내 은행은 그저 돈 꿔 줄 때 담보나 챙기려고 하지만.
물론 은행과의 경우는 시간 약속이 바로 돈 약속이 되기도 하지만, 시간 약속을 우습게 아는 사람이나 기업 치고 잘 되는 경우가 드물다.
한국인의 시간관념을 빗댄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코리안 타임은 아직도 이 사회에 뿌리가 남아있다

약속을 엿으로 아는 사람들

돈 약속은 어떤가? 다른 약속보다 돈 약속이 심각한 것은 돈 약속을 어기면 인생의 밑바닥까지 흔들린다. 그리고 시간 약속이나 사랑의 약속과는 달리 돈의 약속 위반은 범죄로 취급되는 예가 많다.
가끔 약속을 엿으로 아는 CEO를 만나는 날은 그가 걱정돼 잠이 오지 않는다. 정치가라면 약속을 안지켜도 된다. 안지키는 것이 정치가의 본분처럼 됐으니까 유권자인 우리가 비웃어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CEO의 약속위반은 그의 가정이나 기업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자기가 잘 해 줬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연하장 한 장으로 끝내도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특히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못하고 넘어갔던 사람들에게는 부채(負債)처럼 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바로 약속의 재고정리이다.
사원이나 고객이나 거래처에 대해서도 약속위반이 있거든 그 재고를 정리하라. 새해를 맞기 전에 성의 있는 해명이나 사과가 없으면 안된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부모에게나 부부지간, 또는 자녀들과의 약속위반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라.
CEO는 약속이 지켜지는 사회를 창출하기에 온갖 정성을 다 들여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약속을 안지키면 사회 전체가 흔들리고, 그 흔들리는 중심에 CEO가 있다.
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commukim@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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