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쓴소리 달게 삼켜야 조직의 미래 밝다
상태바
[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쓴소리 달게 삼켜야 조직의 미래 밝다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68
  • 승인 2020.06.15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br>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진나라()를 치려고 항우와 경쟁해 온 유방은 수도인 함양(含陽)에 항우보다 먼저 입성했다. 천하를 쟁패하는 데 승기를 잡았지만, 진시황의 왕궁으로 들어간 유방은 화려한 궁궐과 금은보화, 그리고 아름다운 궁녀들에게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이것을 알아챈 장군 번괘가 간언했다. “아직 천하가 통일된 것이 아니니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한시바삐 이곳을 떠나 적당한 자리에 진()을 치시옵소서.” 하지만 향락에 취한 유방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 유방의 마음을 읽은 책사 장량이 진이 무도한 학정을 했기에 천하의 원한을 사서 왕께서 이렇게 왕궁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왕께서 하실 일은 진을 멸하고 천하의 인심을 편안케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통을 받아온 백성들을 위안함이 옳으신데, 보물과 기녀에 눈이 쏠려 포악한 진왕의 행위를 따르신다면 그와 다를 바 없습니다라고 통렬하게 말했다. 그리고 본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함에는 좋은 것이며, 좋은 약은 입에는 쓰나 병을 고치는 데는 이롭습니다(忠言逆耳利於行 良藥苦口利於病)”라는 유명한 간언을 했다. 이 충언을 듣고 깨달은 유방은 왕궁을 떠나 패상(覇上)에 진을 쳐서 항우의 군대를 맞을 대비를 했다. 훗날 유방이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루게 된 것은 바로 이 일이 계기가 됐다.

<한비자> ‘안위편(安危篇)’에는 이러한 이치를 좀 더 실감 나게 말해준다. ‘안위편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이 나라의 안전과 위험은 군주가 얼마나 신하의 충언을 잘 듣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옛날 편작은 병을 치료할 때 칼로 뼈를 찔렀으며, 훌륭한 신하가 위태로운 나라를 구할 때는 충성된 말로써 귀에 거슬리게 했다. 뼈를 찔러 아프기는 했으나 장구한 이로움이 몸에 있다. 귀에 거슬리게 했으므로 마음에 거리낌은 잠깐 있으나 장구한 복은 나라에 있게 된다. 그러므로 심한 병에 걸린 사람의 이로움은 아픔을 참는 데 있고, 용맹하고 당당한 임금은 귀에 거슬리는 말을 복으로 삼았다. 고통을 참았기에 편작이 의술을 다할 수 있었고,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었기에 오자서는 충언을 다할 수 있었다.

여기서 편작은 춘추시대 전설적인 의사로, 오늘날에도 명의의 대명사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환자가 나으려면 편작이 주는 고통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신하의 쓴소리를 듣지 않으면 대업을 이룰 수 없다. 오자서는 오왕 합려를 춘추5패의 하나로 만든 명재상이다. 오왕 합려가 강력한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귀에 거슬리는 오자서의 충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공감할지 몰라도 귀에 거슬리는 충언을 듣고 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지도자는 감정을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반대되는 말을 한다고 해서 얼굴을 찌푸리거나 언성을 높인다면 그 누구도 충언을 계속하기 어렵다. 그리고 교언영색(巧言令色), 즉 달콤하고 환심을 사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간사한 말만 좋아한다면 주위에 그런 사람들만 남고 충성된 사람은 떠난다. 지도자의 눈과 귀가 막히게 되고, 조직의 미래도 함께 막힌다.

 

- 조윤제 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