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리 한의사의 아는 만큼 건강해집니다]
우리나라 식약공용 농산물을 활용한 식치 예방법 ③ 전라북도-복분자, 천마

면역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약용작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인삼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인삼은 20°C 미만의 온도를 좋아하는 생육조건 때문에 차광망을 사용해도 남쪽 지방에서는 잘 재배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고원지대라고 할 수 있는 전북의 진안은 남쪽이지만 최적의 재배조건이 된다.

뛰어난 성분효능을 지닌 인삼도 체질과 증상에 맞지 않으면 성질효능에 따른 부작용이 따른다. 대표적으로 혈압이 오르고 맥박이 빨라지거나 두통, 눈 충혈이 심해진다. 때로는 잠이 안 오고, 없던 짜증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이럴 때 탁효를 보이는 약재가 정읍에서 재배되는 생지황이다. 둘 다 뿌리를 사용하는데 지황뿌리는 인삼에 비해 더 길고 통통하며 분홍색으로 정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지황과 인삼은 경옥고의 대표적인 주원료로 전라북도에서 경작된 생지황은 전량 경옥고 제조로 자체 소비된다.

전국 생산량에서 전라북도가 1위를 하고 있는 약용식물은 복분자와 천마이다. 각각 77%, 73%로 압도적으로 많이 생산된다.

신장기능 허할 땐 복분자가 제격
경련·마비 증상엔 천만가 탁효
 

장미과 Rubus속에 속하는 복분자, 산딸기 등은 정액이 새어나가는 것을 틀어막고 소변이 잦은 것과 냉을 멎게하며 신장을 보해서 뼈를 튼튼하게 한다. 눈도 밝게 만들어 준다. 복분자를 많이 먹고 요강단지를 엎었다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로 정력을 보하는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신장의 음기와 양기를 모두 보하는 놀라운 약재이다. 체질과 관계없이 나이가 들면 신장기능이 허해진다. 그래서 안타던 추위도 타고, 하체관절의 시림도 느낀다. 뼈는 약해지고 정력도 떨어지는데, 이런 증상에 좋다. 특히 체질적으로 신기능이 약한 소양인들에게는 한의사들의 처방에 단골로 들어간다.

나무 딸기류는 세계적으로 400~600종이 있는데, 우리나라 자생종으로는 복분자딸기, 멍석딸기, 산딸기, 수리딸기, 줄딸기 등이 있다. 국내에 1960년대 말 북미산 품종이 전북 고창지역을 중심으로 도입됐으며 안토시아닌과 페놀화합물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무주에서 재배되는 천마의 다른 이름은 정풍초(定風草)이다. 한의학에서 바람병, 즉 풍병이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어지럽거나 경련이 일어나거나 마비가 오는 증상을 말하는데, 이러한 풍병을 안정되게 만들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난초과의 다년생 초목으로 약성이 강하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천마에 함유된 가스토딘 및 그 배당체들이 심박동수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기 때문에 저혈압인 분들은 금해야 한다.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밤에 깨서 소변을 보는 일이 잦아진다. 이때 뇌는 푹 쉬지 못하고 2시간 마다 깨면서 다리를 움직여 방광을 비워주게 된다. 소변과 뇌건강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지만, 신장과 방광 기능이 좋아져서 야간뇨로 밤에 깨지 않고 잘 수 있는 몸을 만들어주는 것이 두뇌의 회복을 높여 치매를 예방해주는 방법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복분자는 방광을 보함으로써 소양인들의 두뇌건강을, 천마는 태음인들의 간화를 내려줌으로써 두뇌건강을 챙겨주는 고마운 작물들인 셈이다.

 

- 최주리 한의사(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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