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의 해외투자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섬유제조업이 산업공동화 현상에 직면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산업연구원 박훈 연구위원이 작성한 `섬유산업의 공동화현상’ 보고서에 따르면 섬유산업의 해외 직접투자 누계액은 2002년 8월말 현재 23억370만달러로 15년전인 지난 87년(213만달러)의 1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1~86년 연평균 112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투자금액은 인력난과 임금 상승이 심화되면서 급증, 92~97년에는 연평균 2억492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작년 투자액은 2억7천884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국 투자는 한·중수교 등에 힘입어 급증하면서 2002년 7월말 현재 1천272건, 7억347만달러를 기록, 건수로는 전체의 59.4%, 금액으로는 30.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해외투자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섬유생산은 위축돼 섬유산업 생산액이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90년 11%에서 2000년 7%로 낮아졌으며 섬유업 고용자수도 지난 90년 60만5천명에서 2000년 39만4천명으로 34.9% 감소했다.
또한 지난 88년(8조6천억원) 정점에 달했던 섬유산업의 부가가치도 지난해 5조4천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 21.8%에서 2001년 3.2%로 대폭 낮아졌다.
박훈 연구원은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섬유제조업은 생산, 고용, 부가가치 등 모든 경제지표에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섬유업계가 기술 및 디자인 개발을 통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힘쓰기보다는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등 제조원가 절감에만 급급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