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녹색소비자연대, 품질인증부품 vs OEM부품(순정품) 성능비교 시험
3종 차량 펜더‧범퍼 대상… 성능차이 거의 없고, ‘인장강도’는 품질인증제품 더 우수
막연한 편견 바로잡고 우수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알권리 강화해 소비자 선택 폭 확대
품질인증부품 사용시 더 저렴, 보험료도 환급… 순정-비순정품 용어개선도 추진

범퍼 교체 등 자동차 수리를 맡기면 일명 순정품이라고 불리는 ‘OEM(자동차제조사 주문생산)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내 중소업체가 만들고 국토부가 품질을 인증한 ‘품질인증부품’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차주는 많지 않다. ‘품질인증부품’은 ‘OEM 부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수리보험금 환급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품질은 어떨까. 서울시가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OEM 부품’과 ‘품질인증부품’의 품질을 정밀하게 비교 시험한 결과, 전 분야에서 성능은 거의 동일했다고 밝혔다. 제품의 튼튼한 정도를 보여주는 ‘인장강도’는 오히려 품질인증부품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품질인증부품’이 순정품(OEM부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을 바로잡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품질시험을 실시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확대해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자동차 부품 수리‧교체에 주로 쓰이고 있는 ‘OEM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의 주문으로 생산된 부품이다. ‘품질인증부품’은 OEM은 아니지만 OEM과 거의 동일한 품질을 보유한 제품으로, 국토부의 성능인증을 받은 부품이다. 

◈ 3종 차량 펜더‧범퍼 대상… 성능차이 거의 없고, ‘인장강도’는 품질인증제품 더 우수

성능비교 시험은 3종 차량의 펜더와 범퍼(▴산타페TM 펜더 ▴그랜저IG 펜더 ▴BMW520D 범퍼)를 대상으로 했다. 국토부 자동차 부품인증 및 조사 등에 관한 규정에 준해 6개 항목(①육안검사 ②부품두께 ③(프리미어)코팅 두께 ④인장강도 ⑤내부식성 ⑥단차간극)으로 진행됐다. 

시험 결과, ①육안검사상 비교 제품군간 큰 차이는 없었다. ②부품두께도 최대 0.04㎜ 차이로 미미했다. ③코팅두께 역시 일부 차이는 있었지만 허용범위 내로 측정됐다. ④인장강도는 세 종류의 제품 모두 ‘품질인증부품’이 더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⑤내부식성과 ⑥단차간극도 두 제품군간 차이가 없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정부는 2015년부터 대체부품 시장을 활성화하고 소비자의 차량수리비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품질인증부품 사용 시 OEM 부품 가격의 25%를 환급해주는 보험약관 제도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낮다. 서울시가 녹색소비자연대와 자동차 운행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조사('20.2.) 결과 4명 중 1명(23.6%)만 “품질인증부품을 안다”고 응답했다. ‘보험료 환급제도’를 아는 응답자는 17.1%에 불과했다.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인식은 가격은 “저렴하다”(54.7%) “안정성이 우려된다”(43.6%) “품질이 떨어질 것 같다”(30%)는 응답이 많았다. 순정품(OEM 부품) 보다 낫다는 답변은 10명 중 1명(10.4%)에 불과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품질인증부품보다 OEM부품을 선호한다고 답한 이유로는 ▴품질 및 성능에 대한 신뢰(79.6%) ▴수리 업체의 권유(12.1%) ▴부품 이력정보(5.6%) 순으로 분석됐다. 품질인증부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가격저렴(66.7%) ▴부품비 25% 환급(18.1%) ▴성능우수(8.3%) 순이었다. 

이런 낮은 인지도와 품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 시행 후 약 4년 간 품질인증부품 사용량은 단 125개(한국자동차부품협회 제공)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 품질인증부품 사용시 더 저렴, 보험료도 환급… 순정-비순정품 용어개선 추진

서울시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쓰여온 ‘순정품’ ‘비순정품’이라는 용어가 순정품만 품질이 우수하다는 편견을 만드는 원인의 하나로 보고, 용어 개선에도 나선다. 

실제로 ‘품질인증부품’은 국토부 지정기관의 품질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순정품’이라는 용어 때문에 ‘B품’이나 ‘모방제품’이라는 선입견을 줄 수 있었다. 

현재 흔히 쓰이고 있는 ‘순정(부)품’은 ‘OEM 부품’으로, ‘비순정품’ ‘대체부품’은 ‘품질인증부품’으로 각각 바꿔 쓰기로 했다. 서울시는 공공분야와 유관기관에 용어변경을 안내하고 정비업체를 중심으로 홍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품질인증부품 사용 시 수리비를 환급해주는 보험사의 ‘소비자환급 특별약관’을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 발송하도록 보험업계와 협의하고, (사)한국자동차부품협회 등과 협력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도 추진할 계획이다. 

권태규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자동차 대체부품 인증제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부품시장이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만큼의 소비자 수요와 판로가 미미한 상태다”며 “자동차 정비시 상황에 따라 OEM제품과 품질인증부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 전달과 인식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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