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Z 인사이트] 조용주(한국생산기술연구원수석연구원)

용주(한국생산기술연구원수석연구원)
용주(한국생산기술연구원수석연구원)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의 발발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언택트(UNTACT) 산업인 게임산업을 제외한 국내 모든 산업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은 1997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인 블랙 스완(Black Swan)’이 발생할 수 있는 위기감이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암울한 현실은 2020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공장가동율 및 생산성 저하로 인해 중소 제조기업에 더 큰 어려움이 밀려올 수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이 중소 제조기업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회복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가치사슬 측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가 간 교역량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이 약화되고 있고, 국가별로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Li&Fung1906년에 설립된 홍콩기업으로 의류분야 생산 플랫폼 기업이다. ‘Fast Fashion’으로 유명한 Li&Fung은 생산설비와 공장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 18000여개의 공급업체 네트워크(·부자재, 재단, 재봉, 포장)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활용해 월마트, 콜스, GAP 등의 패션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우려 상존
산업별 소규모 구성이 모범답안
중기중앙회가 주도해야 바람직

2008년 매출규모가 약 19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이 회사는 최근 글로벌 무역의 약화로 인해 28년 만에 홍콩 증권 거래소에서 탈퇴하게 되면서 주식이 상장 폐지됐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붕괴되면서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어떠한 제품이라도 모든 가치사슬을 한 국가 내에서 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며, 코로나19가 극복된다면 조만간 글로벌 가치사슬의 연계 및 통합은 또 다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약 없는 코로나19의 위기에서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가치사슬 연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협동조합 중심의 소규모 가치사슬 연결에 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글로벌 가치사슬보다는 로컬 가치사슬로 전환하고, 필요하다면 가치사슬의 단축도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패션·의류 산업의 경우, ‘시즌기획-컨셉디자인-패턴디자인-샘플제작-생산의뢰-재단-봉제-유통의 제품개발 가치사슬을 통해 제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가치사슬을 구현하기 위해서 국내 기술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발굴과 연결 및 통합 노력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치사슬의 유기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제조관련 기술지원과 제품개발 및 생산 단계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이른 통해 국내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전무한 실정에서 새로운 브랜드 확보 또한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브랜드 기업 중심으로 산업별 소규모의 가치사슬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면, 향후,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가치사슬과 연결되고,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경쟁력 또한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패션·의류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산업, 금형산업 등 전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경쟁력 있는 산업별 가치사슬의 구현 및 운영의 주체에 대해 고민해본다면 중소기업중앙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중기중앙회 내에는 제조 및 IT 전 산업을 아우르는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예를 들면, 산업별 협동조합 내에서 로컬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가치사슬의 연결 및 통합을 위한 스마트제조와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은 IT 분야 협동조합의 가치사슬과 연결해 주는 등이다. 중기중앙회가 나서 서로 다른 협동조합 간 협력을 지원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중소기업과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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