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코스맥스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입니다. ODM은 완제품을 해당 브랜드에 공급하는 걸 말합니다. 코스맥스의 ODM 기능은 조금 더 강력합니다. 화장품 연구와 개발과 생산이 모두 가능한 기업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코스맥스는 어땠을까요. 뷰티 시장 전체 분위기는 과히 좋지는 않았는데요. 보통 화장품은 로드숍 같은 곳에서 구매자가 직접 테스트하면서 구입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존에 쓰던 제품이야 온라인으로 재구매하면 되지만, 신제품이 나오면 그걸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전에 실사용해 보는 거죠.

코로나 때문에 로드숍이 힘들었던 상반기. 코스맥스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깜짝 실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온라인에 주력하는 화장품 브랜드들의 ODM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죠. 갑자기 터진 코로나로 일부 고객사의 주문이 취소되는 등 타격이 있었지만 코스맥스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왔습니다. 또 올해 들어 발 빠르게 손 소독제 생산을 늘려 충격을 최소화했습니다.

전략적인 속도경영을 펼친 코스맥스는 70세가 넘은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74)이 이끌고 있습니다. 코스맥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분기 매출은 3285억원으로 전년보다 0.2% 늘었고 영역이익률은 4.8%0.7%포인트 늘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상승한 겁니다. 당초 코로나 타격으로 뷰티 산업 ODM 정점에 서 있는 코스맥스의 손실 예상치를 모두 뒤집는 반전이 연출됐습니다.

코스맥스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습니다. 코스맥스가 공급하는 브랜드 대부분이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는데요. 코스맥스 전체 사업에서 중국법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중심이 중국이었으니, 아무래도 코스맥스 실적 우려가 안 나올 수 없었던 겁니다.

이경수 회장이 위기를 돌파한 첫 번째 키워드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코스맥스는 올해부터 연구와 개발과 생산 그리고 마케팅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온라인 독립 브랜드를 지원하는 이른 바 올어라운드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독립 브랜드 혹은 인디 브랜드라고 불리는 것은 화장품 회사가 아닌 유튜브·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 등 개인이 론칭해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것들을 말합니다. 인디 브랜드가 별거 아닐 거 같지만 연간 12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경수 회장은 바로 인디 브랜드 시장의 확장세를 주목한 겁니다. 코스맥스 내부에 온라인 전담 조직을 강화해 인력도 2배 늘렸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제품을 소량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습니다. 보통 최소주문수량(MOQ)이란 게 있습니다. MOQ를 대폭 낮췄습니다. 개인이 언제든지 주문생산을 맡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러자 올해 코스맥스 신규 고객사가 무려 5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현재 코스맥스의 온라인 전담 고객사는 약 200여개로 1년 만에 매출이 70%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인디 브랜드로 코로나 공습을 완전히 이겨내기는 한계가 있겠죠.

이경수 회장은 그 다음으로 손 소독제에 주목했습니다. 코스맥스 공장 안에 대량생산 라인을 손 소독제 위주 라인으로 발 빠르게 바꿨습니다. 손 소독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관련 신생 브랜드가 마구 생겨났죠. 거대한 물량 공급처로 코스맥스가 치고 나간 겁니다.

1분기 코스맥스 국내 법인의 손 소독제 매출은 140억원 수준이라고 하니, 발 빠른 대응치고는 상당히 실적이 좋습니다. 코스맥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소독제 관련 매출이 전년 전체 매출 합친 것보다 무려 30배 넘게 성장할 걸로 예상합니다. ‘온라인과 손소독제이경수 회장이 위기 속 성공기회로 찾은 핵심 키워드입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