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대희 국제아트딜러협회 대표

이대희 대표
이대희 대표

미술 컬렉터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작품 소유에 첫발을 들였을까.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각종 매체로 접하는 무수한 정보를 수집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미적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 시장 자체가 생소한 분야라면 선뜻 기호만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아트딜러(Art-Dealer)’라고 부른다.

작품이 지닌 시장에서의 가치를 분석하고 수집가의 취향을 파악해 구매를 돕는 아트딜러는 누구보다 미술품을 둘러싼 정보들을 빠르게 숙지해 구매를 원하는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누구나 미술 작품을 구매하고 예술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된 지금, 작품과 컬렉터를 연결해주는 미술 중개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아트딜러 육성을 통한 미술시장의 활성화

국제아트딜러협회(IADA, International Art Dealer Association, 이하 IADA)는 아트딜러 육성을 시작으로 미술시장 활성화를 지향하는 기관이다. 사실 미술품 거래는 예술이라는 범주에서 보면 특성 자체가 워낙 진중하기에 사고 파는 단순한 행위 이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대희 IADA 대표가 협회를 설립한 계기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바람에서 시작됐다.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부터 미술 투자를 위한 세계 작가들의 상세한 정보, 각종 미술세법 등 아트딜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체득해야만 전문 아트딜러로서의 원활한 활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대희 대표는 아트딜러는 다양한 예술가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며, 관심 있는 수집가를 갤러리와 연결시켜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그렇기에 IADA는 아트딜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며 새로운 미술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하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협회와 아트딜러의 성장의 동력은 곧 전문성이다. 일정 기간에 걸쳐 개설된 아카데미 강의를 듣고 모든 과정을 수료한 자에 한해 협회에서는 아트딜러 수료증을 발부한다.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6월 3일 개관한 서정아트센터 을지로 분점에서는 이춘환 화백의 원화 작품부터 김환기, 이우환, 로버트 인디애나, 무라카미 다카시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6월 3일 개관한 서정아트센터 을지로 분점에서는 이춘환 화백의 원화 작품부터 김환기, 이우환, 로버트 인디애나, 무라카미 다카시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시장을 읽는 눈

IADA 아트딜러 수료증은 갤러리 및 미술관, 각종 아트페어와 같은 미술 관련 행사에서 아트딜러로서 활동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아트딜러의 자격을 부여받았다고 해서 끝났다고 볼 수 없다. 예술 분야는 특히 기존에 배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매사에서 열린 낙찰가 변동 추이를 수시로 살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건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이다. 이대희 대표는 미술을 보는 눈을 키우면서 컬렉터의 취향을 파악해 원하는 미술품을 추천하는 센스는 짧은 시간 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 세계에서 사업적인 면도 이해해야 하는 아트딜러는 구매자들이 어떤 스타일의 화풍을 원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지속해서 분석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다른 주요 시장들 이상으로 경제 호황이나 침체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미술시장의 특성이기에 경제 상황과 미술시장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 초점을 두고 강의를 구성했습니다.”

“IADA가 성장하고 미술 시장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가 계속해서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작가 개인의 역량 외에도 작용하는 요소들이 훨씬 많아요.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건 결국 아트딜러와 큐레이터들의 몫이겠지만, 작가도 작업만 하면 된다는 관념을 버려야 하는 시대가 온 거죠.” 그는 미술 시장을 비롯한 IADA의 성장에 있어 작가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의 역원당(YYT)에서 주최하는 2019 아트쉐이크(2019 Art Shake)에 참석해 한국의 청년아티스트들을 소개하거나 영국 신진작가 협회(UK Young Artists)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가능성 있는 신진작가를 계속 발굴하고 홍보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협회 성장의 원동력은 작가의 발굴

이미 가치를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을 연구하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작가를 찾아 세상에 알리는 역할 역시 아트딜러의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IADA가 마련한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회화, 공예, 사진, 공연 등 미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펼치며 자신들의 작업과 역량을 알릴 기회를 부여받는다.

이는 또다시 아트딜러에게 작가와 작품의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며 순환 구도가 형성된다. 이처럼 국제적인 무대를 꿈꾸는 이대희 대표의 포부는 IADA 이사회 구성원에도 반영됐다. 한국 미술 관계자 및 전문가, 세계 미술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영국 미술 관계자와 외교관, 빠른 속도로 커지는 중국 미술 시장의 디렉터까지 협회에 몸담고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미술시장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이대희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화가와 서예가로 활동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미술과 밀접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느 날 어떤 계기 없이, 미술이 자연스럽게 그의 삶 속에 녹아든 것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미술 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냉철할 수밖에 없다.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과 그 작품이 주인을 만나는 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작 속에 명작이 있다는 말처럼 꾸준하게 많은 작품을 생산하는 것이 첫 번째, 그리고 그 감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스타일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이 두 번째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희 대표가 애정하는 소장품: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 Martin), Airplane(에디션판화), Edition No. 30
이대희 대표가 애정하는 소장품: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 Martin), Airplane(에디션판화), Edition No. 30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아트 콜라보레이션도 작품 활동에 시너지를 발생시키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국 도자기와 화장품 브랜드 제이나인코스메틱의 콜라보레이션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용품에 미술이라는 조미료가 첨가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는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나 접목 가능한 아트라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싶은 것이 그의 큰 그림이다.

그렇다면 좋은 작가와 미술품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의 생각을 물었다. “부지런히 발로 뛰는 만큼 보는 눈이 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세계 각국의 전시회, 경매, 작가의 작업장을 방문하고, 더 나아가 직접 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IADA는 앞으로 해외 선진국의 영향력 있는 아트딜러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단순한 1차적인 아트딜러 배출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활동하고 한국 작가들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증폭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콘텐츠 교육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대희 대표 약력>

- ) 서정아트센터 대표
- ) KC (Korea·China connection) 문화위원장
- ) 국제아트딜러협회 대표
- ) ) 저출생 고령화 대책위원회 문화분과 이사
- ) 서정아트재단 이사장
- ) 서정아트프린팅 대표
- 2016 -중 청년 작가 교류전 in 국회 총괄
- 2017 -영 수교 130주년 기념 교류전 in 국회 총괄
- 2019 영국 노팅엄 비엔날레 공동 총괄
- 2019 영국 사치갤러리 X UKYA YBA Award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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