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노동이슈 전문가 설문조사]
‘인상’의견은 17.3% 뿐…80% 이상이 ‘유연근로’ 찬성

오는 29일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 시한을 앞두고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수도권 소재 대학 상경계열 교수 110명을 대상으로 노동이슈 인식도 전문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68.2%, 인하 의견이 14.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17.3%로 나타났다.

 

中企 88.1%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

이번 조사에 따르면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중점을 둬야 할 부분으로는 민간 일자리 창출 여력 확보(32.4%), 노동시장 유연성 개선(28.2%) 순으로 나왔다. 또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을 100으로 간주했을 때 미국 149, 일본 102, 중국 98로 조사됐다설문에 응한 교수들은 탄력근로 등 유연근로제 확대’(82.7%), ‘직무·성과 연동 임금체계 개편’(80.0%), ‘최저임금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70.0%) 등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37.3%)이란 응답을 제외한 나머지는 각각 보통(30.0%), 긍정적(32.7%)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이달 초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80.8%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7.3%는 올해보다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답변 비율은 88.1%, 201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오를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이 고용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의 44.0%는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했고, 14.8%는 감원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최저임금 1%땐 소비자물가 0.07%

한경연은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비 가격 등 물가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발표했다. 지난 15일 한경연이 서울시립대 송헌재 교수에게 의뢰한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부터 2017년까지 30개 연도의 최저임금과 물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0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결과 전체 근로자 중 다음연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이 늘수록 생산자물가와 주요 외식비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급여 수준이 내년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근로자 비율이 1%포인트(p) 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0.89%, 주요 외식비 가격은 0.17%~0.8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내년도 최저임금에 미달하지만, 올해 최저임금보다는 높은 근로자 비율이 1%p가 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1.68%, 주요 외식비 가격은 0.30%~1.23% 상승했다. 당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근로자 비율이 1%p 늘면 생산자물가지수는 0.77%, 주요 외식비 가격은 0.11%~0.98%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연평균 주요 외식비 가격 인상액은 냉면 6.3~21.9비빔밥 15.0~57.0자장면 8.9~36.7삼겹살 32.7~93.0원이었다기여율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냉면 7.0%~24.3% 비빔밥 10.4%39.6% 자장면 9.6%39.6% 삼겹살 13.1%37.4% 등이었다기여율은 특정 품목의 가격이 올랐을 경우 인상폭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느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장면값이 1000원이 올랐고 최저임금인상의 기여율이 40%라면, 1000원 중 400원이 최저임금으로 인해 상승했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 물가상승과 일자리 상실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최저임금은 완만하게 상승시키되 준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해 최저임금으로 해고된 저임금 근로자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해 업종별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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