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숫자가 늘어나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호전되는 등 지난 2000년 버블 이후 붕괴됐던 벤처업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벤처 생태계 복원의 조건’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이 벤처기업으로 인정한 벤처확인 기업 수는 지난 2001년 1만1천392개 이후 2002년 8천778개, 2003년 7천702개 등으로 감소하다 올 8월에는 8천485개로 증가했다.
또 작년 벤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5.3%에 달해 전년의 18.7% 보다 크게 높아졌고 매출 영업이익률도 8.3%로 전년의 5.3% 보다 상승,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6.6%와 5.4%였고 매출 영업이익률은 각각 8.2%와 4.6%에 그쳤다. 코스닥 등록 벤처기업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7% 늘어났고 영업이익률은 1.0%포인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8%포인트가 각각 높아졌다.
연구소는 그러나 제조업 벤처는 작년에 2천6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반면 비(非) 제조업 벤처는 2천2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같은 업종에서도 상위와 하위그룹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업종별로는 전통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비중은 감소하고 통신장비, 정밀·전기기기, 바이오, 환경 등 첨단 제조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에서 투자자금을 조달한 벤처기업 비중은 2001년 26.3%에서 2002년 20.6%, 2003년 8.1%로 급감했지만 코스닥에서 올 상반기에 벤처가 조달한 자금은 작년 동기보다 144.8%가 늘어나 벤처기업이 외부보다는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끌어다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코스닥에서 이뤄진 일반 기업의 자금조달은 작년보다 52.5%가 감소했다. 연구소는 미국 나스닥의 완만한 반등과 야후, 구글 등 주요 닷컴기업들의 실적호전으로 다른 나라에서 벤처에 대한 기대감이 발생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실적 호전 등 회복 조짐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본격적인 재도약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
강원 수석연구원은 “벤처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수익창출 능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고 버블붕괴라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윤리경영 강화, 투자자신뢰 획득, 기술력 강화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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