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리 한의사의 아는 만큼 건강해집니다]
우리나라 식약공용 농산물을 활용한 식치 예방법 ⑤ 한방항노화 산업의 메카, 경남

경상남도는 야생 약초의 보고인 지리산을 전라도와 나누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생산량으로만 보면 경기를 제외한 8개도 중에서 여섯 번째로 재배량은 적지만, 오히려 다양한 약초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도청 내 한방 항노화과를 가장 먼저 신설하여 약용작물을 활용한 항노화 관련 정책들을 연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산청·함양·거창·합천을 중심으로 한방항노화 웰니스관광과 통영·거제·고성·남해 일대의 해양항노화 웰니스관광을 특화·육성하고 있는 일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치유와 건강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높아지고,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모든 지자체가 약용작물 육성정책에 있어서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종자확보이다. 경남도 역시 지리산과 덕유산 권역 약용작물 중 유용 유전자원 보존과 증식을 위해 노력한다. 생물유전자원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의무화 한 나고야의정서에 따라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토종 약용작물에 대한 표준품종 등록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삼백초와 한인진은 한약 처방보다는 민간요법으로 많이 쓰이는 약용작물이다. 꽃과 꽂 주변의 잎이 흰색을 띄고 있어 이름 지어진 삼백초의 성질효능을 보면, 맛이 쓰고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꺼주고 수액을 잘 유통시키는 기능을 한다. 주로 소변이 힘들게 나오면서 통증이 있는 증상과 습열이 쌓여 생긴 종기에 주로 사용한다. 습열을 잘 제거해주기 때문에 종기는 물론, 이질과 황달에도 사용하며 부인의 대하증에도 쓰인다. 다만 비위가 약하고 몸이 냉한 사람은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니 장복을 금해야 한다. 체질 식치로는 열태음인에게 좋다.

한인진은 더위지기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졌다. 한약처방으로 많이 쓰이는 인진호인 사철쑥과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이 되면서 한인진이라는 이름을 따로 붙여서 부르고 있다. 현재도 시장에서는 서로 혼용되어서 유통이 되고 있지만, 위품(僞品)이라기보다 이 둘은 효능이 약간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인진호는 간세포보호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고, 한인진은 간세포보호 효과보다는 담즙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이 증명되어서 두 가지 약초 모두 간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둘이 혼용되기 시작한 이유로는 동의수세보원의 이제마와 함께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한의학자인 황도연이 저술한 방약합편에 인진호를 더위지기라고 기술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류라기보다는 향토약재를 사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용품을 언급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항노화, 안티에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은 신체가 절대적인 시간으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제까지 항노화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신물질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모든 사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특정 약물은 아직 없다.

한의학은 항노화의 열쇠를 단일 답안이 아닌 최소 16개의 답안으로 제시한다. 이를테면 간담습열에는 한인진이, 대장습열에는 삼백초가 열쇠가 된다. 한인진, 삼백초 모두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이 포함되어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항노화 약물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간이 안 좋다라고 똑같이 표현되더라도 간혈허로 인한 노화에는 구기자가, 간담습열로 인한 노화에는 한인진이 항노화 약물이 된다. 만약 반대로 섭취한다면 항노화는커녕 두 약초 모두 간독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일부 의사들이 주장하는 약용작물의 간독성 문제는 절대적인 약초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착오에서 오는 결과이다.

 

- 최주리 한의사(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