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지역경제 이대론 안댄다]“중소 제조업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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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지역경제 이대론 안댄다]“중소 제조업이 무너진다”
  • 김재영
  • 호수 0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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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의 구직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 그러나 중소기업 생산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줄어들어 기계 소리가 뜸하기까지 하다. 지나친 경공업 편향 정책에 따른 산업 고도화 실패와 인력난 못지 않게 심각한 공장용지난으로 중소기업들은 애를 먹고 있다. 주5일 근무 열풍과 더불어 제조업 기피현상 또한 심각한 상황으로 전국의 수 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산자체를 포기하거나 해외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중소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지역경제의 실상과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긴급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부산
제조업 1인당 부가가치생산 꼴지(16위), 1인당 지역총생산(GRDP) 15위, 실업률 1위,부도율 4위.
부산광역시가 지난해 우리나라 각 경제지표에서 차지한 순위다.(‘지표로 본 2001년도 부산경제’- 부산상공회의소 발표)
한 때 1인당 시민소득이 전국 평균의 1.5배가 넘고 수출도 전국의 30% 가까이 차지했던 부산이 어떻게 이처럼 추락했을까.

■부산의 현주소= 부산지역 경제가 이처럼 쇠락하게 된 근본원인은 한마디로 ‘산업구조 고도화의 실패’ 때문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60년대 경공업, 70년대 중화학공업, 80년대 기술집약형산업, 그리고 90년대 정보통신으로 빠르게 변화해 왔지만 부산은 60년대 이후 줄곧 신발과 섬유, 합판 등과 같은 경공업 편향적인 산업을 고집해 왔다.
그 결과 부산은 지역특화산업의 구조조정에 완전히 실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새롭게 출범한 부산광역시는 지난 99년 △항만물류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영화 △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신발 △섬유·패션 △수산가공 등 10대 전략산업을 선정, 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런 시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둔 것도 사실이다.‘부산국제영화제’탄생으로 부산이 동북아 영화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으며, 르노삼성자동차의 회생과 함께 자동차·부품산업이 발전하고 조선경기 호황으로 조선·기자재 공장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은 최근들어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산’을 만난 것이다.
부산의 주력산업이었던 신발의 경우 고임금, 인력난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이미 중국, 베트남 등으로 주도권을 넘겨줬으며 선박 수리업도 중국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이 자랑하는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도 5년 후에는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문제= 부산의 전체 제조업체중 75%가 대기업 하청 및 납품업체일 정도로 대부분 업체가 영세한 소기업이다. 부산에서 이름을 들먹일만한 대기업은 ‘한진중공업’ 정도다.
이러다 보니 부산기업들은 생산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근무시설도 열악해 중국의 제조업체들에 비해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신발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부산이 조립·제조분야는 개도국들에 넘겨줬지만 연구·시험생산기능, 부품·신소재 개발 기능에 있어서는 제대로 특화시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마저도 과거 부산의 신발왕국시대에 누렸던 영광에 비하면 시장규모에 있어 너무 빈약하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부산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제품을 보다 고부가가치화하고 부품·소재의 표준·공용화, 원자재 공동구매 등을 통해 비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발전연구원 김병곤 연구원은 “조선·기자재산업의 경우 대부분 업체가 단순한 일반선을 만들어 곧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면서 “특수선, 유람선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특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부품에 있어서도 완성차업계가 서로 협력, 부품을 공용화 함으로써 원가부담을 줄여나가는 한편, 부품업체끼리도 제품을 모듈화해 공동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남경제연구원 정승진 연구실장은 “서울의 경우 많은 공장들이 주변지역으로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본사는 남아 마케팅·서비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부산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결국 지방경제의 활성화는 지방분권화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양옥석기자
yangok@kfsb.or.kr

대구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은 지난해 6백80만원. 전국 광역시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하위그룹의 도시들보다 20% 이상 떨어진다. 실업률도 올해 3·4분기 3.7%로 7대 도시중 가장 높다. 국내 3위 도시 대구의 초라한 경제 성적표다.
현재 대구에는 종업원수가 1천5백명이 넘는 기업이 대구백화점, 동아백화점, 대구은행 등 3개 뿐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대구를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수성구에 있던 코오롱 공장이 김천으로 옮겼고, 제일모직 공장도 구미로 이사했다.
대구 지역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7, 80년대 수출산업의 주역이었던 섬유산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부터. 저임금을 무기로 하청에 의존하던 섬유산업은 이제 동남아·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밀리고 있다.
대구지역의 많은 섬유업체들은 더 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했지만 아무 준비 없는 해외진출은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 왔다.
임경호 대구상의 기획조사부장은 “많은 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성공한 업체를 찾기가 힘들다”며 “최근 2,3년새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업체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단지는 20여년이 넘었지만 지난해 한국 수출의 10%를 섬유가 차지했고, 흑자도 1백37억달러를 올렸다. 다른 산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단순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지식집약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백50여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의 98%가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한 원단을 쓰고 있다. 화섬 세계 4위, 합섬 직물 세계 1위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섬유 산업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자기 상표로 수출하는 비율도 3.2%에 그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에만 안주해 온 탓에 세계적 패션 브랜드도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은 88%로 서울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제조업체 1인당 부가가치액은 전국(8,272만원)의 60% 수준(5,033만원)이다.
이진훈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1인당 부가가치가 낮은 이유를 지역 제조업에서 비중이 높은 섬유산업(종사자 기준 39.8%)이 부가가치가 낮은 제직, 염색 분야에 몰려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봉제·패션산업과 전자·통신 등의 첨단산업 및 중화학공업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지역 섬유업계와 함께 99년부터 대구지역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지식산업화를 위해 밀라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4개 분야 19개 사업에 3조 가까운 자금이 투입된 이 사업은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섬유패션기능대학 확대 등 섬유산업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김상훈 대구시 섬유진흥과장은 “밀라노 프로젝트는 개별 기업이 나서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과 투자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역 경제인들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부족한 공단부지 확보를 한결같이 꼽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지역의 반대로 11년을 넘게 끌어온 위천공단 문제는 대구지역 부지난을 더욱 악화시켰다. 현재 약 30∼40만평 정도의 부지가 부족한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대구상의 임경호 부장은 “기업들이 대구를 떠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지난”이라며 “지난 7월 시행된 ‘낙동강특별법’으로 대구지역 염색업체들은 30억원의 추가 부담금까지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시는 위천공단 조성계획을 백지화하고 대구테크노폴리스, 한방바이오밸리 등 IT, BT 분야 단지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 이진훈 국장은 “지난 7년간 산업용지는 60만평 공급되는 데 그쳤다”고 지적하고 “위천공단 조성이 백지화돼 공단부지확보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트 밀라노프로젝트를 현장 중심으로 진행시키고 패션과 트렌드를 연결하는 브랜드 홍보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며 “IT, BT 등 첨단산업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신산업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승우기자
rosarux@kfsb.or.kr

대전
“생산인력 부족에 따라 한창 가동돼야할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일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내국인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며 현장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려는 젊은 층이 전혀 없어 숙련공의 대가 끊길 판입니다. 청년실업 문제는 실업자 양산 보다 생산현장을 외면하는 국민정서가 더 큰 문제로 산업공동화의 근본원인입니다.”
대전지역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사 대표이사는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서비스 수요증대 및 무역, 투자 등 대외적 요인도 산업공동화의 원인이지만 무엇보다도 힘든 일을 싫어하는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라고 잘라 말한다.
이에 따라 도금, 열처리, 염색, 주물, 단조, 용접 등 산업의 뿌리를 형성하는 생산현장에서 젊은 인력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특히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은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대전지역은 해외진출에 따른 제조업 공동화 현상과는 다른 요소가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조업기반 취약 = 지역내 총생산(GRDP)이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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