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천만원 이상 주식투자이익시 양도세 20%
매출 4800만원까지 부가세 면제
암호화폐 20% 과세…액상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정부가 연 5000만원이 넘는 주식투자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고 초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를 올린다. 연 10억원 이상을 버는 초고소득자는 최대 45%의 소득세를 낸다.

반면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을 대폭 끌어올리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한시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내놨다. 기업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도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3년부터 상장주식과 주식형 펀드 등을 포괄하는 금융투자소득 개념을 도입, 양도세율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과세 기준선인 기본공제액은 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6월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 당시 제시한 기준선인 2000만원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97.5%에 달하는 소액투자자들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효과를 낸다.

증권거래세는 내년 0.02%포인트, 2023년에 0.08%포인트 인하해 최종적으로 0.15%로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주식시장을 떠받쳐 온 동력인 개인 투자자를 응원하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목적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기본공제액을 높이고 거래세 인하 시기를 앞당겼다.

초고소득자에 대해선 세금을 더 걷는다. 이른바 '부자증세'다.

과세표준 1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 구간의 소득세율을 기존 42%에서 45%로 인상한다.

[제공=기획재정부]

지난해 12·16, 올해 6·17,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은 이번 세법 개정에 그대로 담았다.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과 주택 보유·거래세 강화, 주식투자 이익 과세기준선 상향 등을 두고 '부자 증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 5000만원 이상 주식투자이익 과세 대상은 15만명(주식투자자 상위 2.5%),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대상은 1만6000명, 주택분 종부세 납부자는 51만1000명(작년 기준. 다주택자 20여만명 포함) 수준이다.

다만 2020년 세법 개정의 근간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경제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는 올해에 한해 3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급여 7000만원 이하 소득자의 경우 한도가 3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늘어난다.

3만원 이하 소액 접대비는 신용카드매출전표·현금영수증·세금계산서 등 적격증빙 없이도 손비로 인정한다. 친환경차인 전기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 감면(한도 390만원)은 2022년 말까지 2년 연장한다.

[제공= 기획재정부]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10종에 달하는 특정시설 투자세액공제를 통합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열거된 특정시설이 아닌 모든 일반 사업용 유형자산에 투자할 때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현재 비과세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한다. 20% 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은 니코틴 용액 1ml당 370원에서 740원으로 올린다. 궐련에 비해 낮은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을 올려 형평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에 따른 2021~2025년 중 세수 증액 규모가 676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세수가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조세중립적' 세제 개편이란 의미다.

단 경제주체별로 보면 종합부동산세율 인상과 소득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증액 규모가 각각 9천억원에 달한다. 반면 투자세액공제와 부가세 간이과세 조정 등 조치는 각각 세수를 5천억원씩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즉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둬, 코로나19 극복에 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사전브리핑에서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과세형평과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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