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CEO“손익분기점 임박”…모호한 발언 놓고 해석 분분

테슬라가 손익 분기점에 바싹 다가섰다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밝혔다. 최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629(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자신의 이메일에서 손익 분기점이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왔다며 직원들에게 자동차 생산과 출하에 전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그가 이날 이메일에서 동원한 단어인 ‘breaking even’은 대개 손익분기점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정확한 의미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손익분기점, 즉 흑자로 돌아선 시점이 됐다는 것인지 다른 의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흑자 전환을 달성하려면 테슬라는 해당 분기에 특정 대수의 자동차를 팔아야만 한다. 그러나 그가 이 단어를 영어 단어 그대로 평형을 깨는것으로 사용했다면 자동차 생산대수가 예상치 또는 전분기 실적을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테슬라가 조만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때 자동차 생산, 출하 규모가 공개되면 좀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테슬라는 연간 실적 전망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올해 안에 연간 50만대 생산을 위한 능력을 확충할 계획이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미국내 자동차 공장, 공급업체가 얼마나 신속히 생산을 재개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단기 순익 전망 역시 유보해 올해 4분기 전체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테슬라 주가 상승세는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가파르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141% 상승하며 시가총액(1871억달러)에서 일본 도요타(1783억달러)를 추월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06월 상장 이후 주가가 4125% 상승했다. 단순히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만 높고 보면 테슬라가 넷플릭스(2657%)나 아마존, 애플 등 IT기업들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GM·포드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비교해도 테슬라 주가 상승 폭은 훨씬 크다.

테슬라는 4분기 연속 흑자 요건을 채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하는 것이 목표다. 테슬라는 앞서 5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조립공장 재개를 두고 당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방역을 이유로 공장 재가동이 불가능해지자 머스크는 당국의 승인 여부에 관계없이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수일 뒤 당국이 재가동 방침을 승인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테슬라는 현재 일반조립공장4(GA4)라고 부르는 거대한 텐트에서 보급형 SUV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이 텐트에서는 모델3가 생산된 바 있다. 텐트 작업의 특징으로 인해 이 조립공장은 정교한 로봇 공정이 아닌 사람이 직접 손으로 조립하는 곳이다.

이 때문인지 테슬라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 Power)의 첫 품질조사에서는 엄청난 격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제이디파워는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사용 3개월간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22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불만 사례를 집계해 100대당 불만 건수를 점수로 나타낸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

제이디파워가 최근 발표한 올해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테슬라는 전체 30여개 업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100대당 불만 건수는 250개로, 자동차 업계 평균(166)보다도 2배 가까이 많았다. 테슬라는 신차등록자료를 이용해 고객과 접촉하려면 제조사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15개 주정부의 규정을 내세워 지금까지 제이디파워 조사를 회피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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