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사람들은 각자가 성취하고자 하는 미래의 인생목표를 설정한다. 사람들이 인생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장래 설계를 필요로 한다. 이를 기업 사명(Corporate Mission)이라고 부른다.
기업 사명은 한마디로 ‘조직이 장기적으로 무엇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최고경영층의 관점’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는 기업이 자신에 대한 강·약점을 파악하고 주어진 기회와 위협이 무엇인지를 적절히 판단함으로써 설정된다고 볼 수 있다.

명확한 가치·사업영역 명시
최고경영층의 기업미래에 대한 관점은 흔히 기업 사명문(mission statement)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대체로 기업 사명문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사명문은 최고경영층이 추구하는 장기적 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힌 요약문인 것이다. 식품회사의 경우 “다각화된 최고의 식품회사가 되는 것”이나 장거리 전화·통신기업의 경우 “전 세계 통신서비스산업에서 리더가 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 이러한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처음에는 대체로 명확한 기업 사명을 갖는다. 그러나 기업이 성장해 감에 따라 새로운 사업이나 상품이 추가되면서 기업 사명이 점차 불명확해지거나, 또는 기업 사명이 명확하더라도 새로이 변화되는 마케팅환경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예가 바로 국내의 삼성그룹의 경우이다.
삼성그룹의 경우는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주의라는 기존의 가치관이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경영이념을 다시 정립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한 와중에서 1987년 이건희 회장이 새 회장으로 취임함에 따라 1993년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라는 경영이념을 새롭게 제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 기업이 목표로 하는 바람직한 기업 사명은 어떠한 특성들을 갖추어야 할 것인가?
첫째, 기업 사명은 명확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기업 사명은 조직구성원들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들이 전체적으로 기업목표와 조화되도록 이끌어 주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기업 사명은 기업이 활동할 사업영역을 명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은 기업 사명 속에 자신이 진출할 산업들의 범위와 각 산업내에서 자사 사업이 공략해야 할 시장의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의 레빗(T. Levitt) 교수는 사업영역을 제품에 의해 정의하는 것보다는 시장이나 고객욕구에 의해 정의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즉, 제품의 수명은 짧지만 고객의 욕구는 지속되므로 고객욕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정의하는 것이 새로운 시장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 보다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셋째로, 기업 사명은 조직구성원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기업 사명은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이 의의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공헌하는 것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단지 이익을 추구하는 것만이 기업 사명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매출이나 이익 등은 고객들과 사회에 유익한 어떤 일을 수행하는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조직원 동기유발·비전 제시
넷째, 기업 사명은 기업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케팅환경의 변화로 인해 과거 기업 사명이 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공헌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 사명은 새로운 기업비전이 포함되도록 재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사명은 수시로 변경돼서는 안 되지만 그것이 신뢰성을 잃거나 전략수립에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새롭게 정의돼야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기업사명이 너무 광범위하게 정의된다면 마케팅노력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는 위험도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가?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 사업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우리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 등과 같이 근본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기업 사명이 이들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항상 검토해야 할 것이다.

조 태 현
한국금융연수원 자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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