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정 바이제이디자인그룹(by J design group) 대표
유망한 태권도 선수에서 디자인사 대표로 변신 성공
올해로 창업 10년차...후배들의 도전 응원하고 싶어

연차보고서는 기업이 일 년 동안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춰 수행한 사업과 재무활동의 성과를 보여주는 보고서다. 연차보고서가 중요한 이유는 주요 이해 관계자들에게 활동의 성과를 객관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또 국가나 공공기관 등의 지원금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 이에 관한 결과를 서류로 만들어 제출해야 하는데, 이러한 개별적인 사업의 결과를 기업 전체의 성과로 정리한 것이 곧 연차보고서로 갈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차보고서를 평가하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2개 대회가 있다. 바로 LACP 비전어워드와 ARC어워드이다. 한국의 한 중소 디자인기업이 2개 대회에서 입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오늘 만나볼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이다.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은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2019년 연차보고서를 제작했고, 이 연차보고서가했다. LACP비전어워드에는 25개국 1000여개 기관이, ARC어워드에는 60개국 2000여개의 기관이 출품했다.

 

정윤정 바이제이디자인그룹 대표 [촬영 = 오명주 기자]
정윤정 바이제이디자인그룹 대표 [촬영 = 오명주 기자]

LACP 비전어워드의 평가항목은 첫인상, 표지디자인, 메시지전달력, 시각적 다양성, 내용의 명확성, 정보의 접근성 등 8개 항목이라고 한다. 5명 남짓한 디자인 국내 중소기업이 깐깐한 심사를 거쳐 세계 유수의 기관, 기업들과 어깨를 겨눈 것이다. 5명 모두 30대일 정도로 젊은 회사가 성과를 거뒀다.

LACP 비전어워드 대상이 첫 수상이라는 정윤정 바이제이디자인그룹 대표는 “우리가 제작한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연차보고서가 8개 평가항목 중 7개에서 만점을 받아 총점 99점을 기록했다”며 “LACP 대상도 매우 큰 상인데 같은 작품으로 ARC어워드에서까지 수상하게 된 것은 큰 쾌거”라고 말했다.

‘2019 LACP 비전어워드’에서 비영리부문 대상을, ‘2019 ARC어워드’에서는 비영어부문 동상을 수상한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연차보고서 [제공=바이제이디자인그룹]
‘2019 LACP 비전어워드’에서 비영리부문 대상을, ‘2019 ARC어워드’에서는 비영어부문 동상을 수상한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연차보고서 [제공=바이제이디자인그룹]

한국타이어나눔재단 관계자가 바이제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을 준 것이 계기가 됐다는 정 대표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에서 먼저 우리가 제작한 타 기관의 연차보고서와 브로슈어 등 작품을 보고 연락을 줬다”면서 “나눔재단이 가진 따뜻한 느낌과 기관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운도 따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창업 10년 차에 접어든 정윤정 대표이지만 ‘창작’이라는 벽과 여전히 싸우는 중이라고 한다.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여행과 전시회를 자주 갔었다는 정 대표는 올해 코로나로 인해 취소된 여행일정과 전시회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정윤정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경북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 여고부 주장 출신인 정윤정 대표는 전국체전 경북도 대표 선발전에서 플라이급 1위를 차지해 전국체전에 경북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유망한 선수였다.

경북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 여고부 주장 출신이었던 정윤정 대표는 전국체전 경북도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유망한 선수였다. [본인 제공]
경북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 여고부 주장 출신이었던 정윤정 대표는 전국체전 경북도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유망한 선수였다. [본인 제공]

그랬던 그녀가 고3 때 진로를 바꿔 대학 때 시각디자인과로 진학했다. 자신이 좋아하면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평소 관심 있었던 디자인 쪽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한다. 언니가 두명이 있는데 둘다 디자인전공이라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20대에 디자인세계에 제대로 입문했지만, 특유의 집중력으로 빠르게 습득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디자인회사를 6년간 다니다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어 창업한 회사가 바이제이디자인그룹이다. 이때 정 대표의 나이가 2010년 29살이다. 그녀는 “창업 초기에는 대학원(성균관대)을 다닐 때라 1인 회사였는데, 지금은 5명이 일하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하나 놀라운 것은 1년에 한 번씩 회사 전체가 다 같이 해외연수를 간다고 한다. 디자인그룹이라는 특성상 새로운 영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용은 회사에서  전액 부담한다.

또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은 직원에게는 학비 일부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중소기업이지만 복지혜택도 알차 보였다.

 

2018년 홍콩디즈니랜드로 떠난 바이제이디자인그룹 구성원들 [본인 제공]
2018년 홍콩디즈니랜드로 떠난 바이제이디자인그룹 구성원들 [본인 제공]

한편, 정 대표 본인 또한 회사에 다니다 창업을 했다 보니 동료 직원들이 독립한다고 해도 응원할 것이며, 오히려 창업 선배로서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를 자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로 창업 10년이 된 그녀가 그리는 미래 모습은 무엇일까? 그녀는 애플과 디즈니 같은 콘텐츠가 풍부한 회사가 롤 모델이라 말한다. 정 대표는 “디자인계열은 정년이 따로 없는 만큼 자체 콘텐츠가 얼마나 풍부한지 중요하다”면서 “애플과 디즈니처럼 콘텐츠가 풍부할 뿐 아니라 기본기가 튼튼하고 감각이 뛰어난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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