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숨통 틔울 ‘산 데이터’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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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숨통 틔울 ‘산 데이터’는 없나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77
  • 승인 2020.08.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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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IZ 인사이트]김은하(KBIZ중소기업연구소 과장)
김은하(KBIZ중소기업연구소 과장)
김은하(KBIZ중소기업연구소 과장)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등 낯선 세계의 생경한 단어들로 무장한 전문가들은 무서운 경고를 보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은 생산설비의 자동화에서 한발 더 나아간 공장의 지능화를 의미한다. 각 공정의 장비들 간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어느 한 쪽이 고장 나면 유기적으로 다른 설비를 이용해 공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불량률을 줄이고 훨씬 높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공장이라는 차의 엔진이 AI고 연료가 빅데이터라고 이해하면 쉽다. 그 중 제조 데이터야말로 설계·공정·품질 분석 등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과 신사업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자원이다. 하루 아침에 알아서 척척 스스로 움직이는 공장이 될 수 없다. 자동차도 경차부터 자율주행 전기차까지 종류가 다양하듯 현재 기업 수준에 맞춰 차근차근 스마트공장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 하지만 어느 차든 연료없이 움직일 수는 없다.

최근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초보운전 딱지 뗀 중소기업들이 제조 데이터를 잘 쓰고 있는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은 실시간 모니터링, 수요예측이나 불량 원인 분석, 공정 품질 분석 등에 제조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10개 중 9개 기업은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데이터를 직접 적용하고 그 가치를 확인한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앞으로의 제조업을 이끌어나갈 기업을 등대공장으로 선정한다. 포스코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공장이다. 빅데이터를 접목한 스마트공장 구축의 시작은 유명 글로벌 IT 기업과 함께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뛰어난 전문가와 최신기술 이상의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테크니션과 엔지니어들이 AI·빅데이터 전문가들과 함께 한 팀으로 뛰었다. 숙련자 고유의 경험과 직관이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스마트공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해서 세상을 뒤집는 혁신을 만들어 낸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혁신은 현장 공정의 작은 개선을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충분하다. 그 현장은 숙련공의 경험으로 움직인다. 많은 혁신 기업이 있어도 누구나 혁신 기업이 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장의 공정을 이해하는 사람이 함께 데이터 분석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무슨 분석을 필요한지조차 모른다. 여기에 동일 공정을 사용하는 업종별 전문가가 분석에 참여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다.

앞으로 협동조합이 참여한 중소기업 체감형 데이터 인프라 서비스도 고려해 봄직하다. 개별 기업별 접근은 어렵지만 조합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면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고질적 문제였던 전담 IT 인력 부족과 시스템 도입 후 유지보수 단절은 조합별 헬프 데스크 운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가와 업종 전문가로 구성된 원 팀 홈닥터가 지속적으로 업종 맞춤형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조합이 현장 실사를 통한 데이터 수집 체계 고도화 사업 지원도 가능하겠다. 조합의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업종별 모범 사례의 발굴과 확산에도 훨씬 유리하다.

정부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봐도 현장 데이터에 숨을 불어넣어줄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다.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데이터 사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한번 더 고려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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