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의 급락으로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환차손을 거의 100% 방지하는 종합무역상사들의 환차손 관리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종합상사들에 따르면 삼성물산, LG상사, SK네트웍스 등 국내 주요 종합무역업체들은 선물환 기법을 통해 환차손을 100%에 가깝게 방지하고 있다.
수출계약 후 입금 예정인 외화 금액에 대해 입금 시점의 환율로 선물환매도 계약을 하는 것. 예를 들어 11월1일 달러당 1천150원의 환율로 1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수출 대금이 12월1일 입금된다면 12월1일을 매도일로 해 1만달러를 1천150원에 매도하는 선물환 매도 계약을 맺는다.
그러면 12월1일 환율이 1천100원으로 달러당 50원 떨어져 수출영업 환차손이 발생하더라도 선물환차익이 똑같이 달러당 50원 발생하므로 환차손을 100%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합상사들은 각 영업부문의 선물환 계약신청을 사내에서 모두 취합한 뒤 외화 입금량과 출금량을 상계해 나머지 부분에 대해 선물환을 매입 혹은 매도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삼성물산 무역부문은 환차손을 100% 방지하며 LG상사, SK네트웍스 등도 100%에 가깝게 환차손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거대 종합상사들은 이러한 선물환 제도를 통해 환차손을 거의 전액 방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종합무역상사들의 환차손 방지 및 헤징 방식이 중소무역업체, 제조업체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무역 및 제조업체의 약 60%가 환차손에 대비한 헤징을 하지 않고 있으며 40%만이 환차손 방지에 나서고 있다.
그나마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기업 중 약 10%만이 적극적인 헤징을 실시할 뿐 80~90%는 결제시점 조정, 강세통화 보유 등의 소극적인 방법으로 환차손에 대비하고 있을 뿐이다.
협회 연구원인 신승관 박사는 “환차손 관리에는 비용이 얼마 안들어 이에 대한 인식만 제고하면 중소기업들이 충분히 환차손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들은 환차손 방지 방법에 대해 잘 모를 뿐 아니라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기성향으로 인해 적극적인 환차손 방지에 나서지 않는 등 환 위험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다.
정부기관인 수출보험공사가 제공하는 환차손 보험에 가입하거나 금융기관을 통해 선물환거래를 할 때 10만 달러에 대해 드는 보험료나 수수료는 10만원 미만인 것이 보통이다.
신 박사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력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기업들이 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적극적으로 환차손 방지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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