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30문, K10 15문 납품’ 제안서 평가 진행 … 2021년 계약 목표
대한민국 ‘명품 자주포’ 기술력 입증 … 코로나 뚫고 K9 수출 ‘순항’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가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오세아니아 지역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K9 자주포 [한화디펜스 제공]

호주 국방부는 3일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를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Land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우선공급자(prefered supplier)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HDA: Hanwha Defense Australia)을 주축으로 호주 정부와 제안서 평가와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한 후 내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조 원 가량의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이번 결정은 K9 자주포가 호주 사업 도전 10년 만에 결실을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10년, K9 자주포는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됐지만 현지 사정으로 2012년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국과 호주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인 국방·안보 협력을 이어온 점은 이번 성과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9월 국방방산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며, 이어 12월엔 양국 외교·국방(2+2) 장관 회의를 열며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디펜스가 호주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 등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며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기울여 온 점도 주효했다.

호주법인 대표인 리차드 조 (Richard Cho) 상무는 “현지 자주포 생산 및 정비 능력을 구축하여 최고 성능의 장비를 호주 육군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호주군을 통한 K9의 성능개선 활동이 K9 계열 장비를 운용중인 다른 국가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는 또한 호주 자주포 생산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중소 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유기적인 현지 납품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현지 자주포 생산 시설 등이 구축되면 빅토리아주 질롱 지역에 약 35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9 노르웨이 시험평가 [한화디펜스 제공]
K9 노르웨이 시험평가 [한화디펜스 제공]

K9 자주포는 국내 포함 전 세계 1700여 대가 운용 중인 대한민국 대표 방산 수출 장비이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으며, 최근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및 해외 납품을 이어가며 구매국가들에게 큰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K9은 155mm, 52구경장 자주포로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자랑한다. 장거리 화력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의 운용이 가능하다. 호주에는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한층 강화된 최신 K9 장비가 납품될 예정이다.

K10 탄약운반장갑차 [한화디펜스 제공]
K10 탄약운반장갑차 [한화디펜스 제공]

호주는 노르웨이에 이어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도입하는 두 번째 국가가 될 예정이다. K10은 한번에 104발의 포탄을 적재할 수 있으며, 신속한 자동 탄약 공급으로 K9 자주포의 작전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호주 육군에 납품될 K10 차량은 K9 자주포 수준의 방호력을 갖춘 ‘K10 AARV(Armored Ammunition Resupply Vehicle)’ 기종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 이성수 대표이사는 “호주 K9 도입 결정은 한-호주 국방·방산협력의 값진 결실이자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입증한 쾌거”라며 “호주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과 인력양성 등에 힘써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K9 자주포 서울 ADEX 전시 [한화디펜스 제공]
K9 자주포 서울 ADEX 전시 [한화디펜스 제공]

◈ K9 자주포 개요 및 수출 현황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10년 간에 걸쳐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한 제품('98년 개발 완료)으로,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갖추고 있다.

최대사거리 40km의 장거리 화력지원,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을 위한 15초 내 빠른 발사속도, 분당 최대 6발의 사격 능력 등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한 장비이다.

이러한 검증된 성능을 인정받아 K9 자주포는 대한민국 방산 수출을 이끌고 있다. 2001년 한국 방산 기업으로는 최초로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과 연이어 수출 계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약 600여 문의 K9 자주포가 수출됐고, 추가 수출 협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포함 1700여 대의 K9 자주포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이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 자주포가 4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최강 자주포 중 하나로 평가받는 독일 PzH 2000보다 높은 수출 실적이다.

K9 자주포 K10 탄약 보급 [한화디펜스 제공]
K9 자주포 K10 탄약 보급 [한화디펜스 제공]

◈ 주요 성능

K9 자주포의 주요 특성으로는 구경 155mm, 52구경장으로 길이 8m에 달하는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최대 사거리가 40km에 달하여 대(對) 화력전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개발 당시 NATO는 10년 이후에 적용할 화포와 관련해 사거리 40km의 무장과 탄약에 관한 탄도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기준을 K9 자주포 개발에 적용해 당시 운용하던 화포의 취약성인 사거리 문제를 보강할 수 있도록 했다.

K9 자주포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 포탄 이송과 장전장치를 탑재하여 사격 명령을 접수한지 30초 이내에 탄을 발사할 수 있으며, 15초 이내에 최대 3발을, 3분 동안 연속 18발을 사격할 수 있어 초기에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기존 곡사포가 사격명령을 받으면 첫 사격을 할 때까지 2분에서 길게는 11분까지 걸리는 시간을 30초에서 1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K9 자주포 1문이 기존 포의 3배를 사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장비의 성능과 반응성을 높였다.

국내에서 개발한 고강도강(High strength steel)으로 장갑화해, 적의 화기와 포탄 파편으로부터 전투요원을 보호하는 높은 생존성을 갖췄다. 또한, 산악지역이 많은 한국의 지형부터, 넓고 광활한 평원, 눈이 쌓인 설원,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이 가능한 뛰어난 기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Shoot&scoot)의 전술운용에 최적화되어 있다.

K9 성능개량도 가속화되고 있다. 2018년부터 보조동력장치, 열상형 야간잠망경, 자동사격통제장치 등이 추가된 K9A1 성능개량 모델이 순차적으로 우리 군에 납품되고 있다. 향후 고반응 원격 자동화포 기술 등이 접목되고 원격 무인화·자동화가 가능한 K9A2가 개발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포탑 및 기동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K9 개발도 2030년 이후에 진행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