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 아는 만큼 건강해집니다]
우리나라 식약공용 농산물을 활용한 식치 예방법
제주도 : 석창포, 오가피

제주도는 섬 전체가 식물의 보고다. 1795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그중 약용식물은 아열대성 식물에서 아고산대(亞高山帶) 식물에 이르기까지 800여 종이나 된다. 이 중 식치로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약용식물은 석창포와 오가피이다.

석창포는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골짜기의 물살이 센 바위틈이나 옛 제주 돌담길, 처마 밑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길쭉한 칼 모양의 잎이 50cm에서 1m까지 자라며 잎과 땅속 줄기에서 독특한 향을 풍긴다. 성질효능으로는 따뜻하고 맛은 매운데, 귀와 눈을 밝게 하고 목청을 좋게 한다. 또한 한의사들이 처방하는 총명탕의 원료로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5월 단오에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했는데 이는 석창포에 살충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꽃이 예뻐서 정원에 많이 심는 붓꽃과인 꽃창포는 살충효과가 없으므로 감별해야 한다.

오가피는 제2의 인삼으로 불릴 정도로 사포닌 함량이 높다. 효능으로는 뼈와 힘줄을 튼튼하게 해 관절 통증을 줄이고, 남성의 발기부전과 여성의 음부소양증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여러 오가피나무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가시오가피이지만,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섬오가피도 효능이 좋다. 제주TP·제주대 공동연구팀은 섬오가피에서 추출한 아칸토산이 항암효과가 있음을 밝혀내기도 했다.

제주한의약연구원은 대한약전에 등재된 한약재 546종 중에서 제주에서 길러낼 경쟁력 있는 약용작물을 25종 내외로 선별중이다. 이는 제주 약용자원의 산업적 활용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선별된 작물의 종자보급과 재배 매뉴얼 제작·보급, 현장 지원 및 컨설팅은 지자체의 몫이 된다.

현재 약용작물의 산업화를 위한 국가예산의 많은 부분이 상품을 기획개발, 디자인하고 마케팅을 통해 판매 촉진하는 일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약용작물은 일반 작물과 다르게 약효를 가지고 있어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으로 판매할 수 없으므로 이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특정 약용작물이 특정 소비자와 효과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좀 더 심층적으로 연구돼야 한다.

필자는 이번 제주도 편을 마지막으로 면역력을 위한 국내 약용작물을 활용한 식치를 마무리 한다. 글을 처음 시작했던 2월에만 해도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계절성 독감의 양상과 비슷할 것이라 판단하여 여름이 지나면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현재도 여전히 유행중이며, 백신은 나오지 않았다. 만약 나온다 하더라도 위험성을 검증해야한다는 숙제가 남는다.

병에는 치료약이 있기 마련이다. 항생제와 같이 세균을 죽이는 총알 같은 약 말이다. 그러나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에는 그런 완벽한 총알도 없고 치료법 또한 아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이런 바이러스성 질병에는 총 대신 방패를 쓰는 전략을 취한다. 평소 건강할 때 내 몸에 꼭 맞는 나만의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방패를 그동안 소개한 전국 8도에 분포된 20여 가지의 약용작물 중에서 찾을 수 있다.

 

- 최주리 한의사 (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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