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천만명이 재미 들린 당근 쇼핑…‘국민장터’된 온라인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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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1천만명이 재미 들린 당근 쇼핑…‘국민장터’된 온라인 벼룩시장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80
  • 승인 2020.09.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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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중고시장 신흥강자 ‘당근마켓’

코로나 속 불황타고 인기 급상승
동네안에서 마실가듯 거래 간편
가치중심 MZ세대가 구매 큰손

이웃 간 관심사 공유 등 소통 창구
소상공인-주민 연결서비스 제공

비대면 시대에도 중고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아니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불황에 중고 시장은 더욱 더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중고 시장의 신흥강자 당근마켓. 당근마켓이 최근 월이용자수 1000만명을 넘어서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월이용자 1000만명이면 엄청난 숫자다. 전자 상거래 앱 중 두 번째로 높다. 쿠팡 바로 다음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쿠팡의 월간 순 이용자는 1645만명으로 가장 높고, 당근마켓이 1085만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7월 기준). 11번가(1017만명) 위메프(803만명) G마켓(801만명)보다 많다. 당근마켓이 고속성장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을 줄인 말이다. 가까운 동네 사람들끼리 중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GPS 인증을 받으면, 반경 6km 지역 동네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열린다. 여기 게시판에 중고 물품을 올리거나, 검색할 수 있고, 톡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당근마켓은 기존 중고 장터와 달리 거래 지역을 제한한 게 특징이다. 지역이 한정됨으로써 생기는 장단점이 있다. 우선 거래 과정이 쉽다. 파는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몇 글자 적으면 끝이다. 사는 사람도 마실 가듯 쓱 다녀오면 된다. 거래 행위가 가볍다.

그래서 뭐든 부담없이 매물로 올릴 수 있다. 안 팔릴 것 같은 물건도 자주 올라온다. 버리는 가구도 무료 나눔으로 올라오고, 금세 소진된다. 전국 단위 중고 시장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직거래가 많아 사기 위험도 적다.

가격도 보다 합리적으로 제시된다. 전국 단위 중고시장에선 판매희망가격을 보다 높은 가격에 올리는 경향이 있다. ‘당장 급한 사람이 하나쯤은 있겠지하는 기대감이 실린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반경 6km 이내에 제한된 만큼 매수자도 적어진다.

그러니 팔기 위해서는 판매가격을 보다 접근 가능하게 잡아야 한다. 전문업자가 개입할 여지도 적다. 여타 온라인 중고 시장에선 속칭 되팔이들이 시장을 흐린다. 이들은 온종일 장터에 대기하며 싼 매물을 싹쓸이해 비싸게 되판다. 가격에 거품이 낀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이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올 대출 1조원 돌파 유력

상품에 지역별 특성이 반영되는 것도 당근마켓 만의 특징이다. 분당이나 수지 같은 지역에선 육아용품이 주로 거래되고, 강남에선 명품, 제주에선 낚시용품 등이 많이 거래되고 있다. 기존 중고 시장이 전문적인 대형 마켓이었다면, 당근마켓은 마을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가깝다.

당근 마켓은 2015판교장터로 시작했다. 판교 지역을 기반으로 중고시장 서비스를 하다가 2018년 전국으로 확장해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짧은 기간, 서비스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9월 현재 월간 이용자수(MAU)1000만명을 돌파했다.

1년 사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누적 앱 다운로드 수도 2000만 회를 달성했다. 이용자들은 월 평균 24, 하루 20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이 정도면 국민앱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7000억원. 올해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중고 시장은 매년 성장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연간 거래액은 올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경기 불황이다. 중고 시장은 전형적인 불황사업이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자, 중고 시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MZ세대의 소비 패턴에서 찾을 수 있다. MZ세대는 1980~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인 Z세대를 아우르는 신조어다. 이들은 경험과 사용을 중시하며, 가치 중심의 구매를 한다.

MZ세대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제품이나 아이돌 굿즈 같은 희귀 아이템을 모으며 만족감을 느낀다. 자신만의 취향과 관심사가 반영된 한정판 제품에서 본인만의 가치를 찾는다. 이런 한정판 제품은 수량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중고 시장에서 사고 파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이다. 번개장터가 조사 발표한 브랜드 굿즈 중고 거래 및 검색 트렌드를 보자. 이에 따르면 지난 51일부터 822일까지 거래된 브랜드 굿즈 중 스타벅스 서머 레디백이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키워드 검색은 25만건, 실제 거래는 2500건이었다.

번개장터는 스마트폰 앱을 중심으로 중고 거래를 매개하는 서비스로, 사용자의 80% 가량이 MZ세대로 이뤄져 있다. 번개장터 순이용자수 219만명이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조원을 넘겼다.

중고 시장이 성장하며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파라바라는 자판기 판매를 서비스하고 있다. 판매자가 투명 자판기 안에 물품을 넣고 등록을 하면, 누구든 돈을 넣고 물품을 사갈 수 있다. 비대면 중고 거래 서비스다 보니,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현재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롯데마트 중계점, AK&홍대 등 다섯 곳에 자판기를 배치해 서비스하고 있다.

 

다시 살아나는 지역생태계

롯데마트가 협업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롯데마트 측은 파라바라를 통해 롯데마트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 거점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계점을 시작으로 광교점과 양평점에도 설치를 검토 중이며, 이후 고객 수요를 고려해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중고와 리퍼브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롯데아울렛 광교점은 4~5월 땡큐마켓과 함께 팝업 매장을 열었다. 땡큐마켓은 유아동 용품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팝업 매장에선 장난감, 유아동품, 유모차, 카시트 등을 선보였다.

새것처럼 보이는 S급 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팔며 인기를 끌었다. 이들 제품은 오랫동안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다. 일정 기간 사용한 후에는 필요가 없어진다. 장기간 소유 보다는 단기간 이용에 가치를 두고 있어, 중고 매물로 인기가 높다.

모바일 상품권도 중고 매물로 많이 거래되고 있다. 기프티콘과 같은 상품 거래가 늘어나며, 관련 전문 중고 시장도 만들어졌다. ‘팔라고’ ‘니콘내콘등 모바일 앱에서는 커피 교환권, 편의점 상품권 등을 사고 판다.

이케아코리아는 최근 고객이 사용하던 중고 이케아 가구를 매입해 재판매하는 바이백서비스를 선보였다. 7월 광명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고, 11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시 당근마켓으로 돌아오자.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앱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연계 서비스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차별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도 당근 마켓은 동네생활내근처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네생활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이웃끼리 지역 정보와 소식을 나누는 게시판이다. 우리동네질문, 동네분실센터, 관심사별 게시판 등을 제공하고 있다. 동네생활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분실물 찾기 등이 가능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끼리 온오프라인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당근마켓은 앞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동네생활 서비스를 시작해 9월 전국으로 확대했다. 월 이용자수가 230만명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근처는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인근의 인테리어샵, 카페, 헤어샵, 용달 등 소상공인을 연결해주는 채널이다. 소상공인이 업체를 등록하면, 지역 주민이 가게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근마켓은 동네생활과 내근처 서비스를 필두로,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지역생활 커뮤니티 서비스로 외연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당근마켓의 애초 태생도 물건을 거래한다는 목적보다는, 안쓰는 물건을 동네사람에게 나눠준다는 개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지역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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