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만 보유하면 중국으로 나가지 않고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기업경영 모범사례 설명회’에서 고려대 박광태 교수를 비롯한 사례 연구·발표자들은 핵심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설명회에 앞서 전경련 이규황 전무는 “과거 대기업 위주로 사업 확장이나 투자의 일환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중소기업이 생존을 위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을 통한 산업공동화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등 외국정부가 공장부지를 무상 제공하는 등 국내업체들이 뿌리치기 힘든 혜택을 내놓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산업공동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세미나를 지상 중계한다.

첨단기술 확보로 고부가가치 창출 - 바이오스페이스
의료용 체성분 분석기를 생산, 판매하는 바이오스페이스(대표 차기철)는 전자의료기기 전문회사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 성장한 경우.
국내 매출증가와 해외시장 진출로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하기도 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조세특례제한법으로 10년간 100억원의 법인세 감면혜택)과 인적자원 인프라,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양질의 부품 수급 등을 고려해 천안에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등 첨단 기술력 확보를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성공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높은 생산비 부담을 극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0% 성장한 144억원을 기록했으며 美 FDA 승인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클럽에 ‘InBody’ 상표로 독점 공급되는 이 회사 제품은 대형 스포츠클럽 체인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독일을 중심으로 EU시장에서 대학병원, 스포츠 클리닉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8점 터치식 전극법을 이용한 임피던스 기술로 체지방 측정치의 편자가 적고 사내 생체공학 연구소를 통해 높은 수준의 임상연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사원역량을 키우는 ‘과제업무제도’를 도입했으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도입되고 있다.

원천기술 개발 퀄컴서 로열티 받아 - 네오엠텔
모바일 그래픽 및 비디오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인 네오엠텔(대표 김윤수)은 국내최초로 모바일 표준 솔루션을 개발, 국내 3대 이동통신사는 물론 퀄컴, 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업체의 동영상기술 표준으로 채택돼 로열티를 받고 있다.
전체 직원의 50%가 기술개발에 종사하는 등 적극적인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초기단계 시장에서 전략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선점을 통해 지배력을 높인 것이 주효해 세계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 핵심기술 거점을 유지하면서 로열티 위주의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네오엠텔은 자사의 뛰어난 원천기술을 휴대폰 CP
(Contents Provider) 등 저작 툴 시장을 우선 공략했다. 여기에 저작 툴의 사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부과하는 러닝 로열티 개념을 2000년 12월 도입, 유료화를 시작했으며 2003년부터 이동통신사업자들이 CP에 대한 원천징수를 대행, 채권회수가 용이해졌다.
서버 솔루션 및 저작 툴의 해외공급 확대를 위해 2002년 11월 태국 허치슨에 VIS서버 솔루션 및 저작 툴을 공급했고 모토롤라 GSM폰에 표준으로 채택돼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 이스라엘, 유럽 5개국과 남미지역으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이밖에 영업 인력의 축적된 노하우와 70억원의 현금유보가 있을 정도로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차별화된 제조공정으로 수익 극대화 - HJC
오토바이 헬멧 분야의 세계 최고기업으로 부상한 HJC(대표 홍완기)는 일부 조립라인의 해외이전에도 불구, 고부가가치 제품의 국내 생산을 고집해 수익극대화에 성공했다.
HJC 역시 매출액의 10%를 R&D에 투자, 신제품 개발과 제품차별화를 통해 높은 인건비 등 국내생산에서 오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300명의 직원이 연 매출 1,200억원을 기록하는 HJC는 92년 이후 단 한번도 세계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초일류 중소기업.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오토바이 헬멧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2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사업초기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HJC는 독자브랜드를 통한 직접 수출에 나섰다. 여기에 미국시장 진입을 위해 고품질 중가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 성공을 거뒀으며 유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독립 유통망을 구축했다.
대륙별로 유통 담당자를 한곳만 선정, 유통업체의 수익성을 보장해줬고 이러한 결과는 유통업체 스스로가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또 현지 도매상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구축해 수입상과 중간유통 과정을 생략해 30%의 원가절감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고급사양의 신제품은 선진시장과 국내에만 출시하고 시장이 성숙돼 유사제품이 나왔을 때는 생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해 고가제품과 저가제품의 차별화를 추구했다.
국내생산은 고급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노동집약적이거나 저급기술 기반의 생산 및 제품 프로세스는 해외이전을 통해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핵심기술 보호라는 효과를 거뒀다.

◇사진설명 : 기협중앙회와 전경련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대·중소기업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4차 기업경영 모범사례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생산거점기업의 차별화된 성공전략’ 사례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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