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최상위지역 소득, 서독 최약체 수준에도 미달
남북 간 격차는 더욱 심각…北 자생력 강화가 관건

매년 10월 3일은 독일 통일의 날이다. 올해는 독일 통일 30주년으로 다양한 행사가 기획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서 연기 혹은 취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09년 10월,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행사 당시 베를린 장벽위에 올라가있는 독일 국민들의 모습.
매년 10월 3일은 독일 통일의 날이다. 올해는 독일 통일 30주년으로 다양한 행사가 기획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서 연기 혹은 취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09년 10월,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행사 당시 베를린 장벽위에 올라가있는 독일 국민들의 모습.

독일이 다음 달 3일 통일 30주년을 맞이하지만, 독일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옛 동독과 서독 지역 간 경제적 격차가 여전히 뚜렷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 이후 양 지역 간 격차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독일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통일 30주년을 맞이하는데도 여러 면에서 분단된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북한 간 경제 격차는 독일 통일 전보다 훨씬 큰 만큼, 남북 간에는 북한 경제의 자생력과 혁신역량이 격차 해소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구동독 경제력 독일평균의 73%

지난 16(현지시간) 독일정부가 내놓은 독일 통일 이후 현황에 관한 2020 연례보고서를 보면 2019년 구동독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전체 독일 평균의 73% 수준이다.

1990년에만 해도 구 서독지역의 37%에 불과했던 구 동독지역의 1인당 GDP4배로 확대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구매력평가지수 환율 기준으로 구동독지역의 1인당 GDP는 주별로 유럽연합(EU) 평균의 8499%까지 늘어났다.

경제력을 나타내는 1인당 GDP보다 가구당 가처분소득 격차는 조금 덜한 편이다.

구동독 지역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2018년 기준 독일 평균 대비 88.3%까지 올랐다. 이는 정부의 조세 징수 체계와 공적 이전소득 덕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그나마 구동독지역이 이같이 추격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기술 분야에서 강한 중소기업들이 구동독 지역에 설립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악셀 린데르 할레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서독 경제격차를 감소시킨 성공적인 정책은 자원재분배, 사유화, 기술 이전 및 개발(R&D)이었다서독의 자본을 동독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가장 유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동독 지역의 경제력은 여전히 독일 전체 경제력 수준을 현저히 하회 중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지났지만, 구동독 지역의 어떤 주도 구서독 지역의 최약체 주의 경제력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경제 격차가 여전히 큰 이유는 구조적 요소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구동독 지역은 인구밀도가 낮고 전통적으로 농촌 지역이 많아 구서독 지역 수준으로 경제력 수준을 완전히 동등하게 끌어올리는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구 동독지역이 소규모 분산경제인 데다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본사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본사는 특히 투자와 관련해 적극적이고, 민간 연구·개발(R&D)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데다 혁신에 기여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북한경제 자생력 강화에 남한 중소기업들이 나서야

통일 30주년을 맞은 동서독의 경제 격차에 비해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훨씬 더 벌어져 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속에 북한의 교역액이 급감해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356000억원으로 우리나라의 1.8% 수준이다. 1인당 GNI1408000원으로, 우리나라(37435000)3.8%에 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 제재 속에 지난해 북한의 무역총액은 284300만 달러로, 한국(114006200만 달러)1/401 수준에 그쳤다.

북한의 무역액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555000만 달러였지만, 유엔의 대북제재 영향으로 반 토막 났다. 이는 2003(239100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가장 적다.

특히 북한의 수출액은 243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177200만 달러)1/7 수준이다. 한국(60486000만달러)과 비교하면 0.04% 수준이었다. 1990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최소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독일 통일 이후 격차 해소 과정에서 관건은 구 동독지역의 자생력과 혁신역량이듯 남북통일에도 적용될 사안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열쇠는 남한의 중소기업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자력갱생이라는 것도, 원자재 수급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긴 하지만 기업내 자체의 기술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현재의 북한 기업 수준을 높이기에 가장 현실적 방안은 우리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을 통한 북한 기업의 혁신이며, 자력갱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국 중소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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