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로 소비회복 요원…재난지원금 추가확대 절실

코로나19로 폐업식당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상인들이 폐업식당에서 사들인 중고 식당가구와 주방기구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폐업식당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상인들이 폐업식당에서 사들인 중고 식당가구와 주방기구를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 여름 성수기 대목도 연이은 태풍 예보와 외출 자제 분위기로 매출 타격도 심각한 수준에 치닫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과 비교하면 70% 가까이 줄었다점심시간 손님도 절반 이상 줄었고, 저녁에는 아예 발길이 뜸해서 저녁 7시만 되도 장사를 접는다고 하소연했다.

김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B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는 회식 자체가 사라져서 매장 장사는 거의 포기하고 있다저녁시간대에 안주류에 대한 배달주문이 좀 있는 거 빼고는 매출이 나오는 곳이 없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 연말이 다가올수록 장사 여건은 더 악화될 거 같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올해 3분기 이후 경영이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22일 발표한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에서 나온 업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상공인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정부 지원책으로는 긴급재난지원금’(36%)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 임대료 인하시 세액공제(22.4%) 신용·체크카드 등 소득공제율 확대(12.8%) 대출·보증 지원 확대(11.8%) 고용유지지원금 확대(8.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취약계층에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가 수그러지지 않는다면, 하반기 골목상권 경기는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숙박업소·음식점 등의 대면 서비스가 위축하면서 민간소비가 회복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소비심리 회복 지연, 거리두기 일상화 등으로 숙박·음식·예술·스포츠·여가·교육 등 대면 서비스 회복이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 특히 대면 서비스 업종에선 카드 사용액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음식점·주점은 31.4% 줄었고 스포츠·레저는 41% 감소했다.

대면 서비스 소비는 꼭 해야 하는 지출이 아닌 재량적 지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소비심리나 소득 불확실성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돌아보면 대면 서비스의 회복이 다른 서비스 지출과 비교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감염병의 특성상 이동제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시행되면서 민간소비가 급속히 둔화하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긴다앞으로 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 전망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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