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새 판 짜는 세계·한국 경제
상태바
코로나 이후 새 판 짜는 세계·한국 경제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84
  • 승인 2020.10.19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상춘(한국경제TV 해설위원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한상춘(한국경제TV 해설위원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한상춘(한국경제TV 해설위원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간다. 올해 세계와 한국 경제 10대 뉴스를 선정한다면 코로나 사태가 단연 톱 뉴스를 장식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뉴 노멀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인 코로나19는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피부적으로 체감할 만큼 가장 확실하게 나타나는 변화는 세계화의 퇴조. 세계화의 속도가 둔화된다는 의미의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zation)’을 넘어 탈세계화(deglobalization)’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유일한 길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면 상품과 자본의 이동까지 제한되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퇴조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로 효율성(기업 차원에서는 이윤 극대화)’을 중시하는 세계화에서 안정성과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각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닥칠 변화를 감안해 글로벌 전략 등 모든 경제정책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

반면 자급자족 성향이 더 강해지는 추세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범세계주의보다 보호주의가 힘을 얻어가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수출보다 내수’, ‘오프쇼오링보다 리쇼오링’, ‘아웃소싱보다 인소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극우주의 세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자급자족 성향이 중시되는 과정에서 앞으로 더 주목되는 변화는 각국이 세계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일본, 유럽 등 모든 국가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종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세계 공급망의 중심지가 될수록 자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민의 경제생활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퇴조됨에 따라 기축통화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1913년 설립 이래 가보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정크 본드 등 매입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제한 달러화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은행의 고유기능인 최종 대부자 역할을 포기한 셈이다.

Fed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지마자 달러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곧바로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대에서 ‘9293’대로 급락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자인 래이 달리오는 달러화가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력산업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움직임은 알파 라이징 업종의 부상이다. ‘알파 라이징 업종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점에서 알파(α)’, 코로나 사태 이후 떠오른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클라우드, 온디멘드. 리모트, 온라인 스트리밍, 네트워크 5G, 인공지능 등의 첫 글자를 딴 ‘CORONA’와 바이오 업종이 대표적이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BOP(Bottom of the Pyramid)관련 업종도 부상하고 있다. BOP계층은 세계 인구(74억명)72%50억명에 이를 만큼 많은 데다 평균소비성향(소득대비 소비비율)이 높아 시장규모도 10조 달러가 넘는 거대시장으로 성장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음식료, 재생업종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경기를 판단하는 가장 종합적인 지표인 국민소득 통계가 193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쿠츠네츠에 의해 개발된 이래 코로나 사태 이후처럼 경기 앞날을 보는 시각이 엇갈리는 경우는 없었다. ‘I’자형, ‘L’자형, ‘W’자형, ‘U’자형, ‘V’자형에 이어 나이키형까지 나올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예측 시각이 나왔다.

코로나19가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세계 증시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에서 누니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I’자형의 극단적인 비관론을 제시했다. 반면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코로나 백신 개발이라는 조건을 달았긴 했지만 조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V’자형으로 반박했다.

경기 앞날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이고 세계적인 석학 간에도 극과 극으로 대립되게 만든 것은 코로나19가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발병 원인과 시기, 진행 방향, 그리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시기 등 그 어느 하나 확실하지 않는 아무것도 모르는(nobody knows)’ 위험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되는 시점에서 경기 앞날에 대해서는 비관론낙관론으로 대립되진 않지만 1990년대 후반 신경제 시대보다 더 거친 고용창출 없는 경기회복(more harsh jobless recovery)’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와 고용사정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데에 의견이 수렴되고 있는 점을 시사한다. 코로나 사태가 남긴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