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상락 오피지지(OP.GG) 대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대부분의 산업은 고사 직전이지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오히려 호황을 맞이했다.

오늘 만나볼 회사는 게임 데이터 분석해 제공해주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 서비스 이용자는 월5천만명에 달한다. 또한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 등 유수의 기업으로부터 총 200억원을 투자 받는 등 미래가 촉망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창업 7년을 맞는 이 회사의 대표는 31살(1990년생)이다.

30대 젊은 CEO인 최상락 오피지지(OP.GG) 대표를 서울 삼성동 오피지지 사옥에서 만났다.

이하는 최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서울 삼성동 오피지지 사옥에서 만난 최상락 오피지지 대표. [촬영=이상원]
서울 삼성동 오피지지 사옥에서 만난 최상락 오피지지 대표. [촬영=이상원]

 

Q.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가?

오피지지는 리그오브레전드(롤),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전적 등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다. 나와 상대방의 게임기록을 확인할 수 있고, 화면 녹화도 가능해 나의 플레이를 보완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기여도'를 제공하고 있는데, 자신의 게임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Q. 창업의 계기가 무엇인가?

창업을 목적으로 사이트를 개설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평소에 '롤'을 하면서 다른 분석 사이트들을 이용하다보니 이보다 더 편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용돈정도 벌면 좋겠다 생각으로 친구와 함께 시작했다.

Q. 타사의 서비스에 비해 무엇이 강점인가?

우선 디자인과 UX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릴 때 부터 많은 게임 커뮤니티를 개발 했었다보니 유저 입장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디자인도 관심이 많이 있다보니 직접 디자인을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오피지지에 로고가 바뀌는 것을 좋아해주시는데, 당시에 ‘우리가 구글 검색창과 비슷하니 로고도 그냥 바꿔보면 어떨까?’ 하며 나온 아이디어였고 바로 지인에게 요청해봤다. 반응이 좋았다. 우리도 유저이고 게임커뮤니티를 잘 알고 있다보니 이런 아이디어들이 매일 나왔다. 그리고 타 사이트에 비해 많은 편의기능, 16개 언어 지원, 빠른 처리 속도 등도 강점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의 서비스 사이트 주소가 4글자로 짧은데 글자수가 적어서 접속하기 편한 것도 한 몫 했다. 

Q. 2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직원이 50여명이다. 성장이 빠른것 같다

초기에는 서버 구매비가 없어서 차를 팔기도 했고, 한 때는 월급이 부족해서 공동 창업자와 내가 급여를 몇달간 받지 않은적도 있다. 그래서 창업 후 직원 급여는 단 한번도 밀린적이 없다. 이후 우리 서비스가 알려지면서 투자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지금의 상태로 유지할지, 한번 키워볼지 선택을 하게 됐다. 인원도 보충되면서 국내 업계 1위로 올라가는데 3년 정도 걸렸다. 본격적으로 투자유치를 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 부터다. 지금은 제대로된 사옥도 갖추고, 인원도 많이 보충되면서 예전보다 더 빠른 피드백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Q. 어떤 경영 전략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했는가
  
처음에는 무작정 필요한 직군을 채용하며 회사 규모를 늘리는 것만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유저들에게 오피지지가 게임 생활에 더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큰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접한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점차 넓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이 넓어졌다. 지금은 게임 데이터 분석을 기본으로, 유저 매칭서비스인 넥스트(NEXT), 게임커뮤니티와 프로게임단(OP.GG SPORTS)도 운영 중이고 여러 다른 신규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Q. 회사를 경영하면서 위기는 없었는가?

항상 위기였던 것 같다. 경영자로서 뻔한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너무나 많고, 빨리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끔 예전에 쓴 일기들을 보면 항상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소한 수치 변화에도 위기감을 느낄때가 많다. 
 
Q. 사업 초기와 달라진 점이 많을 것 같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특히 사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지인 위주로 큰 검증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여러 직군을 채용했으나, 지금은 모든 직군에 대하여 많은 검증을 거치고 조심스럽게 채용하고 있다. 그런 만큼 입사만 하신다면 회사가 큰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수동적이거나 우리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은 입사에 한다해도 아마 할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게 된다. 

Q. 자율적이면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올해 처음으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오히려 직원들도 다들 원하던 제도라 도입때에 반발이 있지 않았다. 다만 처음 도입한 것이다보니 많이 다듬을 부분은 있어서 조금 수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어떤 이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간접적인 성과도 있을 수 있고, 직접적인 성과와 간접적인 성과의 비율이 서로 다른 일들도 많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최대한 반영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지가 지금도 최대 고민거리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회사는 해외 고객이 절반이지만, 비즈니스는 국내에서만 해왔다. 그로 인해 그동안 놓친 기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글로벌로 전세계에서 알아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이를 위해 더 좋은 개발자와 기획자를 찾을 것이다. 지난 7년간 매일 매일이 빅이벤트였다. 올해는 해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둔 만큼 더욱 많은 이벤트들이 기대된다.
 

 

최상락 오피지지 대표 [촬영=이상원]
최상락 오피지지 대표 [촬영=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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