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개 기둥 사이 흐르는 물길 따라 우리의 인연도 예술도 흘러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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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 기둥 사이 흐르는 물길 따라 우리의 인연도 예술도 흘러 흘러…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85
  • 승인 2020.10.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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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제유연’으로 재탄생한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 밑 홍제천]
설치미술·조명 등 8개작품 설치, 환상적인 예술로 일상의 힐링 체험
빛·소리 어우러진 물의 잔상 절묘…황량한 잿빛도심에 생명력 부여

정부가 이달 말부터 국민 1000만명 이상에게 외식, 전시, 관광 등 분야의 소비쿠폰을 순차적으로 배포한다코로나19가 확산과 소강상태를 반복하면서 망가진 내수 시장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맞춰 재정 당국과 방역 당국이 내수 활성화 대책 재가동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이달 말을 기점으로 8대 소비쿠폰 등 각종 대책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8대 소비쿠폰은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분야의 쿠폰을 의미한다. 숙박의 경우 예매·결제 시 3~4만원을, 전시는 40%, 공연은 1인당 8000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외식은 2만원 이상 5회 카드 결제 시 다음 외식업소에서 1만원을 환급해준다.

이에 중소기업뉴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독자들을 위해 전국의 숨은 관광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가급적 실내가 아닌 개방된 장소로 선정했다.

돌다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면 더욱 흥미롭다
돌다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면 더욱 흥미롭다

홍제천이 흐르는 유진상가 지하 구간은 그동안 통제 구역이었다. 그중 250m 구간이 올해 71일 올해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사업을 통해 홍제유연으로 개방됐다. 유진상가 건물을 받치는 100여 개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 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8개 작품을 설치해 환상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홍제유연(弘濟流緣)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하다라는 뜻이다.

홍제유연은 들머리 찾기가 좀 애매하다. 먼저 유진상가 뒤쪽 홍제교를 찾아야 한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로 나와 유진상가 뒤로 가면 홍제교를 만난다. 홍제역에서 약 500m, 8분 거리다. 홍제천으로 내려가면 홍제교에 열린 홍제천길글씨를 볼 수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홍제유연 입구가 눈에 띈다.

홍제유연 입구 아까시나무 한 그루가 선 자그마한 광장이 두두룩터. 홍제천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연결하는 공간이다. 두두룩터에서 낡은 유진상가 건물이 보인다. ‘유진맨숀글씨에서 건물의 오래된 역사를 읽을 수 있다. 홍제유연은 유진상가 지하로 이어진다.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한 자리에 폭 50m, 길이 200m 규모로 세운 유진상가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최고급 주상복합건물로 이름을 날렸다. 남북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때라 유사시 북의 남침을 대비한 대전차방어 목적을 포함해 설계했다. 1992년에는 내부순환도로 공사로 건물 한쪽이 잘렸고,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서대문구 후보자들이 유진상가 철거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의 삶을 품고 있다.

홍제유연으로 들어서자 더위를 피하는 주민들이 보인다. 지하 공간이 동굴처럼 시원한 덕분이다. 처음 만나는 작품은 홍제 마니(摩尼). ‘내 인생의 빛나는 순간, 내 인생의 빛을 주제로 시민 1000여 명의 메시지를 새겼다. 불교 경전을 새긴 마니차처럼 손으로 돌려가며 감상할 수 있다. 그 옆에는 홍제유연에 설치한 8개 작품 설명이 있다.

팀코워크의 숨길은 어두운 공간을 비추는 동그란 빛이 이어져 길을 안내한다. 한낮에 빛이 아른거리는 숲길을 걷는 평온한 공간을 수집해 빛의 공간을 연출했다고 한다. 이어지는 팀코워크의 온기(溫氣)’42개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조명 예술 작품이다. 기둥에 있는 손 모양 동판에 손을 대면 공간을 채우던 조명이 다양한 색으로 변한다. 이 작품은 홍제천을 건너는 징검다리에서 보면 더욱 신비롭다.

홍제유연 입구에서 본 돌다리와 ‘열린 홍제천길’
홍제유연 입구에서 본 돌다리와 ‘열린 홍제천길’

뮌의 흐르는 빛_빛의 서사는 지하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작가는 홍제천 주변의 문화적 사건과 인물, 건물, 소재를 수집해 그 이미지를 천장과 벽, 바닥, 물 위에 조명으로 비췄다고 한다. 이미지 키워드는 홍제원, 연산군, 정자, 세검정, 기생, 유진상가, 포방터 등 다양하다. 그 옆에는 밝을 명() 자가 수면에 떠 있어 특이하다. 윤형민 작가의 ‘SunMooonMoonSun, Um...’이다. 다소 어려운 제목이지만, 글자가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어울려 생명력을 띤다.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비로운 소리는 홍초선 작가의 사운드 아트 이다.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_홍제연가도 화려하다. 홍제천의 생태적인 의미를 담아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홀로그램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은 아이들이 참여한 홍제유연 미래 생태계. 홍제초등학교와 인왕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홍제천의 생태계를 탐험한 뒤, 앞으로 이곳에 나타날 상상의 동물과 홍제유연 미래 생태계에 대한 상상력을 담았다고 한다. 이상으로 홍제유연은 끝나지만, 다시 보고 싶어 되짚어가게 한다. 홍제유연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없다.

홍제유연을 둘러본 뒤에는 유진상가를 구경하자. 1층에 상가가 모여 있고, 2층은 주거 지역이다. 2층에 오르면 중정 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거주민의 마당 역할을 한다. 황량한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지만, 화분이 많아 푸릇푸릇한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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