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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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해외 총 매출(수출과 해외법인의 매출합)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농심은 연말까지 전년 대비 약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한화 1조 1206억원)의 해외매출이 예상된다고 4일 밝혔다.

미국, 중국 등 주요 법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고, 코로나19로 전 세계 라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수출실적 또한 크게 늘어났다.

세계의 농심을 만들어낸 것은 국가대표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올해 해외에서 약 3억 90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면서 K푸드의 위상을 보여줬다.

특히,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해외 곳곳에서 신라면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꼽았다. 농심은 “신라면은 한국을 대표하고 세계를 감동시키는 No.1 식품한류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지난달 26일, 세계 라면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농심은 꾸준한 해외매출 성장세를 앞세워 세계 5위에 등극했다.

◈ 9억 9000만 달러 역대 최고 매출

신라면의 활약과 짜파구리 인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올 초부터 신라면을 비롯한 짜파게티, 너구리 등 한국라면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났고,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지로 빠르게 번지면서 간편식 수요와 맞물려 라면소비가 급증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했다. 

수출 전선인 유럽시장은 영국, 독일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농심은 영국의 테스코, 모리슨, 아스다, 독일의 레베, 에데카 등 메이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영업망을 구축해 코로나 발생 이후 현지 라면수요를 적극 흡수했다. 농심의 올해 유럽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해외시장은 미국이다.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은 약 3억 26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8% 성장한 수치로, 미국은 올해 중국법인을 제치고 농심의 해외사업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017년 세계 최대 유통사 월마트 전점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메인스트림(주류시장)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농심은 올해도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등 메인 유통사를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나섰다. 실제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매출이 각각 47%, 3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그간 간식으로 여겨왔던 농심 라면이 식사 대용으로 평가 받으면서 신라면, 신라면블랙 등의 대표 제품이 주가를 올렸다. 지난 6월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꼽은 데 이어 글로벌 여행 전문 사이트 ‘더 트래블(The Travel)’과 미국의 초대형 유튜브 채널 ‘Good Mythical Morning’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각각 신라면블랙과 신라면을 선정했다. 모두 신라면의 맛과 품질을 인기비결로 꼽았다. 신라면 브랜드는 미국에서 26% 성장한 1억 2000만 달러의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주요한 영향 중 하나는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라면을 선택할 때도 좀 더 고품질의 라면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농심의 신라면 브랜드가 이와 잘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은 농심 해외사업의 핵심이다. 올해 신라면 브랜드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약 3억 9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농심 해외 사업의 40% 가량을 홀로 담당할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식품 메이커들과 경쟁을 벌이는 원조 K푸드다.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울리고 있다”며 “출시 35년을 맞는 내년에는 연매출 1조원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해 K푸드의 위상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내년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2% 높은 11억 1000만 달러로 잡았다.

◈ 농심, 세계 라면기업 TOP 5에 등극

농심이 전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에 올랐다. 유로모니터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instant noodle” 통계 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한국기업으로는 최초로 5.3%의 점유율로 세계 라면기업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5.7%의 점유율로 6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5위 수성이 확실시된다. 농심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는 해외매출이 농심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는 이번 자료를 통해 지난해 순위를 최종 확정하고 올해 예상순위도 함께 발표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세계 라면시장 규모는 약 412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1.3%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전 세계 라면소비를 늘렸다고 볼 수 있다.

세계 라면기업 TOP 10 [농심 제공]
세계 라면기업 TOP 10 [농심 제공]

세계 라면 점유율 1위는 중국의 캉스푸(康師傅)다. 올해 예상 점유율은 13.4%. 캉스푸는 중국 1위 라면 메이커로 홍샤오니우로우미엔(홍소우육면) 등 인기제품을 주로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14억 인구의 세계 최대 라면시장을 선점하는 것만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인스턴트 라면을 최초로 개발한 일본의 닛신(日淸)이다. 닛신은 일본 1위 라면회사이며 9.9%의 점유율로 글로벌 진출이 활발하다. 그 뒤를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Indo Food, 7.5%), 일본의 토요스이산(東洋水産, 7.3%)이 따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농심의 상승세다. 세계 라면 TOP 5 기업 중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기업은 농심이다. 농심은 2017년 5.0%의 점유율을 3년 만에 5.7%로 끌어올렸다. 반면, 캉스푸와 닛신, 인도푸드는 3년 전 점유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농심은 3위인 인도푸드와의 점유율 격차가 1.8%p이고 최근 공격적인 글로벌 사업 행보로 볼 때, 수년 내 세계시장 3위 자리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의 판매 호조와 미주지역 전체를 아우를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유로모니터코리아 문경선 총괄연구원은 “코로나19로 해외에서 라면수요가 늘어났는데, 농심이 이 기회를 잘 살려 각 국 시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라면이 전형적인 일본과 중국의 음식이라고 알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됐다”며 농심라면의 인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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