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화관법,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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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화관법,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가 나서라
  • 중소기업뉴스
  • 승인 2020.11.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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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법 실효성에 의문
위해성 평가결과 공개돼야
총리중심 규제정비 바람직
곽노성(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한양대학교 특임교수)
곽노성(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한양대학교 특임교수)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이 어려워진 중소기업에게 올해로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취급시설 정기검사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실시한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80.3%가 정기검사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할 정도다. 정기검사를 하면 부적격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도 48.3%나 됐다.

이에 환경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10월부터 검사대상이 되는 기업에 한해 정기검사를 6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2월로 종료되는 검사대상에 대해서는 이미 5년이란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상기업의 10개 중 8개가 화관법을 준수하기 어렵다는 상황에서 이번 정기검사 유예는 지금 터질 폭탄을 내년으로 미룬 것일 뿐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과 함께 화관법의 규제 타당성 논란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다. 가장 아쉬운 점은 환경부의 태도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중기중앙회의 실태조사는 중기중앙회가 아니라 환경부가 했어야 했다. 규제 대상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채 법으로 정했으니 따르라는 것은 권위주의적 발상이다.

우리처럼 화평법, 화관법을 도입한 유럽과 일본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실태조사를 한다. 규제는 만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실행해서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는 2018114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화관법 시행에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는 화학물질 안전규제의 설계 및 시행과정에서 산업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과 일본은 화평법, 화관법 시행을 환경부처와 산업부처가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가 전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화관법과 함께 환경부 소관 화학물질 안전규제의 한 축인 화평법도 그 실효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 신규 화학물질은 물론 기존 화학물질에 대해 위해성 평가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유해성 자료만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일본보다 강한 규제다.

정작 이렇게 제출한 위해성 평가 결과를 정부가 활용하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유럽, 일본과 달리 우리 환경부는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 적이 없다. 기업이 많은 비용을 들여 생산한 위해성 평가 결과가 사장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얼마 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화학물질 안전규제에 대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환경부에 기업의 의견을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간 환경부의 대응태도를 볼 때 중기부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제 규제개혁을 본연의 임무로 하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나서야 한다. 행정규제기본법 제17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규개위에 기존규제의 폐지 또는 개선을 요청할 수 있다. 화학물질 안전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환경부 뿐만 아니라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규제 정비를 요청한다면 규개위 공동위원장인 국무총리가 의지를 갖고 규제 정비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 확인이다. 환경부, 중기부는 물론 민간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현장과 괴리된 규제가 무엇인지, 그간 민간이 제출한 자료를 정부부처가 어떻게 활용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 곽노성(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한양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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